Rainbow live
새벽 남산산책 - 하동관 곰탕 - CGV 조조영화,
가성비 높고 행복한, 나만의 휴일아침 코스인데
소박해 보이긴 하지만 나름 꿀맛입니다.
어제도 그랬지요.
6시반 새벽공기 가르며 집을 나서
연녹색 물오른 잎새들 사이로 싱그런 바람..
신선한 기운 가득한 5월 남산산길을 걸었습니다.
늘 느끼는 사실이지만
그 곳에는 언제나 행복바이러스가 가득합니다.
나도 그렇지만 그 길을 걷는 모든 이들의 얼굴엔
'나는 행복합니다'... 이렇게 쓰여져 있지요.
블루투스 이어폰에 이상 잡음은 있었지만
Live CBS 레인보우는 그런대로 들을만 했습니다.
라디오를 벗삼아 편안한 맘으로 걷고 있는데
흐르는 노래사이로 청취자들이 올린 글도 섞이고..
문득,
이 행복한 기분... 나도 글 하나 보내 봐?
이왕이면 좋은 노래도 하나 신청해 보고...^^
이런 생각에 결국 길가 벤치로 가 앉게 되었지요.
옛날 사춘기, 중고대학시절에도 하지 않았던 행동,
이 나이에 그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ㅎㅎ
남산 산책길 걷고 있습니다.
오월 새벽산길 싱그런 바람과 연녹색 나뭇잎,
함께 걷는 이들의 행복한 얼굴들이 참 좋은데
이들과 스치는 저도 절로 행복한 마음입니다.
노래 한곡...
Susan Jacks의 Evergreen을 들려 주세요.
레인보우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평온한 마음으로
나와 얘기하며 걸었던 이 길이 더없이 행복했는데
어찌하다 방송에다 글을 띄우고 난 후로는...
아- 내 글이 나오긴 할까? 과연 언제나 나올까?
진행자가 흘려 주는 그 멘트에 그만 코가 꿰여
그 사이사이 온갖 시덥잖은 광고도 다 들어주며
혹시 내 이름도 나올까? 그럼 그 노래는...?
이러면서 걷다가 그만 소중한 내 아침시간의
평안과 즐거움을 모두 놓치고 말았습니다.
어이그~
결국
끝 무렵에 가서야 Evergreen은 잘린채
'某씨가 오월새벽 남산 산책길을 걷고 있는데
정말 행복하답니다'는 진행자의 부러진 멘트만...
휴일 아침 평안과 휴식을 얻는 내 남산 산책길에
소중한 시간을 팔아 새로운 경험 하나 얻은 날!
- 2017.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