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2017년 여름휴가일기

arthe403 2023. 1. 26. 10:07

< 미련없이 보낸 9일, 2017년 여름휴가 일기 >

 

    - 남산산책-하동관-조조영화(군함도)

    - 한 주간 F-U-L-L relax

    - 미리 경험한 소박한 일상

    - 남편의 몫, 9번의 설거지

    - 1,000Km 동남부 여름드라이브

    - 혹성탈출 Prelude ; 1, 2편

    - 병인이 결혼준비

    - 훈이 유학준비

    - 대구 가족들...

    - 여유, 여유, 여유

 

 

  8.4일 금 맑음

 

  평소보다 좀 빨리 퇴근해 느긋하게 휴가를 개시하려 했지만

  오후업무가 예상외로 늘어져 오히려 평소보다도 더 늦은 시간에 퇴근.

  불금 저녁의 체증에 늦게 집에 오니 연수중 잠시 나온 병인이가 반긴다.

  그룹 SVP가 별로였다더니 지난 한 주간 전자 연수는 좋았던가 보다.

  신입사원 병인이의 한 주간 전자 인재원 스토리를 좀 듣다가

  내일 남산 새벽산책의 행복을 기대하며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든다.

 

  "양구 - 평창 - 대구 - 서울",

  모쪼록 한 주간 꽉찬 여름휴가에 우리 둘의 즐거움과 행복만 담기길...!!

 

 

  8.5일 토 맑음

 

  여름휴가 첫 날 남산 새벽산책,

  쉼의 시작을 앞두고 내 나름의 儀式이며

  요즘 내 일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최근 장만한 clip-on 썬글라스와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남산 옛 성곽 옆을 지나는데 저기 산너머 일출을 가리며 앞서 가는

  원피스 여인의 실루엣, 방향은 남산도서관인 듯 한데.. 이 아침 일찍?

  내게도 언젠가 새벽시간 도서관을 향하는 저런 느긋한 모습이 있으리라.

  간밤 열린 창으로 드는 바람이 선선하더니 새벽 산책길 공기도 참 좋다.

  이른 시각에 만난 나뭇잎, 공기, 하늘빛.. 이들에서 벌써 가을냄새가 난다.

  미리 온 가을느낌과 함께 오늘 지나는 내 산책길에서 데자뷰를 느끼며

  몇 해가 지나도 이렇듯 변함이 없는 내 일상에 특별히 감사한다.

 

  이어폰으로 흐르는 Yesterday, As soon as I hang up the phone...

  Beatles의 Yesterday는 7080세대들에게 최고의 팝송으로 꼽힌다는데

  이들 팝송들을 들으며 걷다 보니 멜로디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좋지만

  시간 날 때 언제 마음먹고 내가 좋아하는 팝송들 노랫말을 해석해

  찬찬히 이해하며 다시 듣고 싶어진다. 곧 꼭 그렇게 하리라.

 

  남산 순환로 끝무렵, 동대입구에서 반환점을 찍고 돌아오는 길,

  스쳐 지나는 많은 사람들... 모두 평소와 다름없이 행복한 얼굴이다.

  저 멀리 팔짱낀 두 사람이 천천히 올라오는데 다가서 자세히 보니

  아- 하얀 지팡이, 맹인부부다. 둘이서 무슨 재미난 얘기를 나누는지...

  더운 날씨에도 가까이 부여 안고 걷는 두 사람 표정이 너무 평화롭다.

 

  명동 하동관, 옥호 앞에 적어 둔 '변치않는 80년'.

  강력한 에어콘 찬바람 아래 시원한 곰탕이 오늘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저기 건너편 테이블, 연로하신 어머님을 모신 가족들이 곰탕을 먹고 있는데

  하얀 모시적삼 차림에 손주들에게 둘러싸인 어머님의 표정이 무척 밝다.

  드시는 모습과 인상이 돌아가신 어머님을 많이 닮았다. 아- 어머니...

  나도 이런 자리에 내 어머님을 모시고 함께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옆에 테이블에는 우리 가족의 연륜쯤 되었을까, 부모와 남매 4인 가족.

  딸래미의 애교가 여간 이쁘지가 않다. 아- 내게는 왜 딸이 없을까?

 

  CGV 조조영화 군함도,

  예스24에 주문한 책 배달이 늦어 결국 그냥 영화부터 보게 되었는데

  기대와 달리 그저 그런 시끌벅적한 한국영화. 이건 국뽕도 못 된다.

  한수산 작가. 대학시절 내 늦은 사춘기 감성에 사랑의 느낌을 담아 준...

  수 년전 함께 한 저녁자리에서 그 시절 얘기를 하며 싸인도 받았는데...

  그렇지만 영화는 별로다. 주문한 책이 오면 제대로 봐야 되겠다.

 

  오후에는 평안교회 중직자들 간만의 단합행사.

  11시반까지 광화문 약속장소 평안도만두집.

  시간이 어중간했지만 집에 가서 신속히 샤워를 하고 카카오택시로 고고.

  아마도 오늘이 올 여름중 가장 뜨거운 날이 아닐까?... 길바닥이 용광로다.

  얼음물에 샤워를 했음에도 10분후 식당에 도착할 때엔 등이 땀으로 젖어...

  점심을 맛있게 먹고 볼링장에서 2시간 정도 다 함께 즐거운 볼링시합.

  5년만의 게임이었는데 나는 96, 117점을 얻어 2게임 평균 107점.

  3시경 행사를 마치고 버스로 집에 오는 길, 기온은 여전히 34.2도.

 

  여름휴가를 엄빠만 다녀오기가 미안해 이미 보름 전부터

  떠나기 전에 애들과 근사한 곳에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는데...

  아빠의 부실한 예약으로 저녁시간 no room이라 결국 집에서 먹기로.

  저녁먹기 전까지 에어콘 빵빵하게 켜서 '혹성탈출' 1편, 진화의 시작을 보다.

  2011년에 CGV에서 애들과 봤다는데 이상하게도 난 마치 새 영화인 듯 봤다.

  옆에 앉은 병인이는 엔딩크레딧 다음에 나오는 쿠키내용까지도 기억하는데...

  나의 이 심각한 사태를 어찌할꼬...

 

  애들과 집에서 먹는 저녁이 정말 오랜만이다.

  식탁대화, 병훈이 그간 삼성경험에 병인이의 이번 그룹과 전자교육 소감.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병인에게 안도하며 밥 먹는 2시간 내내 삼성얘기만.

  엄마는 이제 영어공부를 잠시 접고 삼성시험 공부를 개시하겠단다.  

  3명의 부자가 나누는 대화에 도저히 낄 수가 없어 더 이상 재미가 없으니

  이제 엄마도 빨리 삼성에 입사해서 우리 대화에 같이 끼겠다고...^^

 

  이 더위에 집에 있기보다 차라리 커피앳웍스에 가서 책이나 보자.

  책 한 권에 반바지 차림으로 나서는데 병인이도 따라 나선다.

  내려가며 엘리베이터에서 나누던 얘기가 길어져 결국 책은 옆에 두고

  내내 둘이서 얘기만 하다 왔다. 오랜만에 병인이와 아-주 많은 얘기를..

  '제 이름 월급통장에 첫 월급, 삼성카드 삼성페이로 아빠께 사는 거예요!'

  그래 대견하다 내 아들아...!!

 

 

  8.6  주일, 비/맑음

 

  새벽비를 맞으며 교회 새벽기도를 가다.

  오늘 말씀은 민수기,

  이스라엘 백성들, 40년간 광야에서 결국 내부 분란과 자중지란으로 무너지다.

  IMF 당시 한국경제도 내부의 경계가 무너져 우리가 자초한 상황.

  주위가 어수선하고 불안하지만 함께 뜻을 모으고 지혜롭게...

 

  낮 예배시간, 양 선교사님 둘째 지훈이가 셋째를 안고 교회마당에 들어선다.

  셋째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교회에 나온 날, 온 교인들이 축하해 주고

  친구 영유아들이 한 송이씩 꽃을 들고 들어와 애기에게 안기며 반긴다.

  다음에 넷째를 낳으면 100만원을 주겠다는 목사님, 오늘은 50만원 격려금!

 

  신세계에서 내일 진실이 집에 갈 때 가져갈 선물을 좀 사고서

  미성이와 둘이서 6층 호무랑에 가서 저녁과 빙수를 먹다.

  내일부터 펼쳐질 긴- 휴식을 생각하니 절로 행복해 진다.

  자기 전에 2,500원짜리 혹성탈출 2편, 반격의 서막을 보다.

  1,2편을 공부했으니 이 달 개봉할 3편, 종의 전쟁도 이젠 볼 수 있으리.

 

 

  8.7  월 맑음

 

  오늘부터 휴가, 알람도 없이 정확히 새벽 5시에 눈은 뜨여지고,

  새벽 미명에 사방 열린 창으로 들리는 천지 진동하는 매미소리...

 

  진실이네 집, 양구로 아침 8시에 출발하기로 하고서,

  출발에 앞서 미성이 준비 마무리를 기다리며 본 KBS 다큐멘터리 3일.

  오늘 제목은 '제주 환상자전거길 234킬로'.

 

  화면에서 카메라는 제주도에 자전거를 타러 온 행복한 사람들을 비춘다.

  모녀, 남매, 고교동창, 혼자서, 여자친구들, 할머니그룹, 여자미군...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서울 종로에서 왔다는 91세 할머니,

  딸 나이가 68세. 종아리가 탄탄하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타는데

  달리다 한 번씩 타이어에 탈이 생겨도 당신이 직접 수리하며 다닌단다.

  자전거를 따라가는 카메라에는 제주곳곳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그저께 볼링장에서 박 장로님, 최근에 구미-낙동강하구까지 290킬로를

  달리고 왔는데 도중에 먹을 것이 떨어져 동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고..^^

  문득 고 1, 2학년 때 가을이면 달리던 대구~경주 싸이클링이 생각난다.

  나도 이제 슬슬 자전거 탈 준비를 해야지...

 

  이런~

  8시가 다 되어 미성이와 집을 나서는데 병훈이 녀석은 아직 침대에 있다.

  세상에 이런 월급쟁이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기분 좋게 강원도로 향하는 서울춘천고속도로, 쾌적한 2시간 드라이브.

  양구에 도착하니 진실이 부모님 목사님 내외분이 나와 반긴다.

  주위에 민가가 별로 없고 앞에 옥수수밭이 펼쳐진 소박한 시골교회,

  여러 가지로 불비하겠지만 그래도 훌륭한 혼인잔치가 될 것 같은 예감.

  예손에서 미리 와 계신 분과 함께 혼인예배식장 세팅에 대해 협의한 후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사택에서 옥수수를 먹으며 잠시 환담을 나누다.

 

  거실 건너편 큼직한 진실이방,

  피아노가 가운데 서있고 그 위엔 진실이 리사이틀 브로마이드가 걸렸다.

  옆에는 대학, 초중고시절 학교사진들.. 여기 이 방에서 진실이가 자랐구나..

  이렇게 예쁘게 자란 새가족을 맞이하게 되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광치막국수 - 목사님 호의로 제대로 된 강원도 막국수로 점심을 하고,

  처음 온 양구, 또 목사님이 제안해 양구시내 나들이를 한 번 하기로.

  군사도시라 해서 옛날 내가 있었던 화천, 사방거리 정도로 상상했는데

  작지만 아주 깨끗하고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시설이 아주 훌륭하다.

  주민 시설을 지나다 체육관 앞에 세워진 노란 미니트럭을 보더니 반긴다.

  결혼식날 하객들에게 서비스할 거라던 그 커피트럭이 바로 저거라고...^^

  진실이가 다녔다는 양구여중고, 집앞 논둑길 건너편 초등학교도 보고.

  혹시 당일 서울에서 차량이 많이 오게 되면 옥수수를 거두고 난 자리에

  호밀파종을 좀 미루고 주차장으로 쓰기로 장로님과 얘기가 다 되었다고...

  고마운 일, 강원도 시골이어서 오갈 수 있는 얘기.

 

  양구 ~ 홍천 ~ 평창

  조용한 강원도 산길을 따라 2시간 가량 기분전환 드라이브.

  평창에는 6시경에 도착했는데 흐뭇하게도 역시나 투숙객이 별로 없다.

  김 전무님이 맡겨 두었다는 와인도 있고 전과 다름 없는 거실환경.

  시원하고 한적한 숙소에서 며칠간 푹- 쉬다 가리라.

 

  먼길 운전과 많은 일이 있었던 긴- 하루.

  피곤한 몸으로 TV앞에서 비몽사몽하다 쓰러진 채 그대로 조침.

 

 

  8. 8 화 맑음

 

  이상한 꿈으로 새벽에 잠시 잠을 설치다 다시 잠들었다 깨니 7시반.

  늦은 아침을 먹으며 '오늘 이 식탁이 앞으로 우리의 평생 아침이에요..'

  둘이서 각자 느긋하게 책을 보다 문득 미성이가 하는 얘기,

     "세상에 시름 한 점도 없는 여인이 창가 테이블에 앉아

      평온히 독서하는 모습... 그게 소설, 그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며 생각해보니 지금 내가 바로 그 모습인 것 같아요..."

  더 할 나위없이 평안한 모습...

 

  최근에 어디에선가 본 글,

      행복할 땐 마음껏 취하고, 느껴야 하지만

      떠날 때를 생각하고 겸허해야 한다.

      그리고 닥쳐올 불행까지 기꺼이 맞을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점심 무렵이 지나면서 미성이 긴급제안,

  우리 횡성한우 먹으러 가요!

 

  차로 40분, 횡성으로 내려가 전에 애들과 가던 가게에서 점심을 먹다.

  오래 믿고 이용해 온 집은 절대 고객을 배신하지 않음을 재확인하고

  썩 만족한 맘으로 원주 혁신도시로 더 내려가 스타벅스 커피.

 

  우리 이왕 여기까지 나선 걸음에 좀 더 건강한 소화를 위해...

  결국 인근에 있는 연세대 원주캠퍼스로 가서 梅池호수 둘레 양켠에

  나무로 싸여 시원스레 난 산책길을 둘이서 한 시간 너머 걸었다.

 

  산책길 대화 내용이 자연스레 우리 병인이 결혼으로 기운다.

  순식간에 일이 전개되고 있지만 그래도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뭐, 세상 사람들의 일반 가치와 기준으로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내맘대로 그려 만든다 한들 지금의 모양보다 더 나을수 있을까?

  병인이와 진실이, 양구가족, 우리교회, 미성이와 나의 마음...

 

  산책중에 친구 무갑이 전화, 대구에 창호 아버님이 돌아가셨단다.

  빈소가 대구 보훈병원인데 모레가 발인. 아무래도 조문은 어렵겠다.

  하루만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하루 당겨서라도 내려가 찾아뵐 텐데...

  창호아버님, 고등학교 졸업식 날 오셔서 둘이 사진도 찍어 주셨는데..

  아- 그도 벌써 38년전, 햇수를 따져 보니 그 때 아버님이 48세였구나.

  주말 대구에 가면 잠시 얼굴을 보던지 아니면 통화라도..

 

  숙소로 돌아와서는 미성이와 각자 방식으로 쉼...

  난 유투브 음악감상, 그래.. 어서 속히 클래식 기타를 배우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주말 병인커플 대구에서 어른들 인사자리 플랜을 마무리하다.

 

 

  8.9 수 흐림/비

 

  느지막이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고.

  각자 자유로운 모습으로 흐트러져 책을 보다.

  은희경 소설, 잘 읽히지 않는 책을 어제부터 애쓰며 보고 있다.

  결국 소파에 누워 게으르게 읽다 졸음을 못 이기고 단잠에 빠지다.

 

  김갑수, 오십의 발견.

  평소 내가 쓰고 싶은 글... 그저 책에 빨려 들어간다.

  페이지를 넘기다 떨어진 영수증, 13.4월에 반니앤루니스에서 산 책이다.

  몇 장 거적이다 둔 것을 이제야 읽는 셈, 그것도 아내가 읽으려고 가져 온 것..

  의도치 않게 미성이와 교대로 나른한 오수를 즐기다 그만 점심 때를 넘겼다.

 

  미성이의 주문으로,

  오늘은 주문진 영진횟집으로.

  늘 익숙한 길, 오랜 시간 이 변함없는 상황에 감사한다.

  바닷가 횟집,

  반가이 맞이하는 주인 아주머니와 그 아들이 상을 봐 주는데

  우리가 오늘 운이 좋다며 마침 귀한 활어가 있어 상에 올린단다.

  바닷가 모래밭에는 여름비가 시원스레 내리고 또 파도가 거칠다.

 

  횟집인근에 새로이 생긴 좋은 커피집.

  2층 바깥으로 완전히 열린 창가, 아래엔 영진 해변이 펼쳐진다.

  비구름과 파도에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수평선이 사라지고 말았다.

  런던에서 돌아온 이래 애들 고교, 대학, 군, 취업, 혼사와 독립까지

  놀랍도록 순조로운 삶의 여정, 이들을 가능케 한 아내에게 감사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비는 계속되고 산허리 돌아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

  비상등 켜고 조심 운전하는데 미성이 편안한 콧노래가 계속되고..

  나도 마냥 좋다.

 

  가볍게 하고 지나려던 저녁,

  찌게에다 햄까지 부쳐 와인과 함께 훌륭한 만찬으로 날 대접한다.

 

 

  8.10 목 오전 비/오후엔 흐리다 비

 

  오늘도 늦잠. 어? 또 수상한 꿈으로 간밤에 혹시 잠을 깼나?

  느지막이 일어나 씻고 침구정리하고 단장해서 거실로 나오니

  창 밖에는 오늘도 계속 비가 내린다. 부슬부슬 구슬구슬...

  고맙게도 휴가를 앞두고 기대했던 날씨가 매일 펼쳐지고 있다.

  오전 내내 이렇게 내리면 나는 우산 받쳐들고 산책을 나서리.

 

  근데 10시경 하늘이 밝아져 꿈같은 산책은 물 건너가고

  어제와 같이 쉼- 모드로 들어가다.

  간소한 아침, 설거지 후에 (여섯번째)

  리셉션으로 내려가 향기롭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와서

  둘이서 과자도 먹고 음악도 듣고 담소도 하며 relax하는 시간.

  낮 시간 내내 빈둥대며 얘기하다 책 읽다 그렇게 보낸 시간들...

 

  이 산문집을 쓴 이갑수도 글을 이렇게 쓰는구나.

      필자가 산사를 방문했을 때 섬돌 위에 놓인 등산화를 보며

      '이 낡은 등산화를 고흐의 구두와 엮어서

      글을 한 편 쓰고 싶었다. 사진도 하나 남기고 싶었다.'

 

  작가는 아마도 어딘가에 메모도 해 두었으리라.

  마치 내가 평소에 하던 것처럼...

  문득 나도 이갑수 반열의 작가나 된 것처럼 괜히 으쓱해진다.

 

  오늘도 그냥 두문불출하고 빈둥대기로.

  책보며 유투브 영상도 보며 종일 빈둥거리며 보내다.

  아- 어찌하다 실수로 열게 된 유투브 정규재 TV,

  작금에 이 나라 이 땅 위에서 돌아가는 정국에 화가 난다.

  가슴이 벌렁거링다. 정녕 이렇게 나라가 흘러간다는 말인가?

 

  주말 대구까지 장거리 운전이 아무래도 부담이 되어

  내일 서울로 가서, 토요일 당일 애들과 함께 기차로 다녀올까 했는데

  KTX 편이 여의치 않아 결국 당초 계획대로 차량으로 다녀 오기로.

 

  비개인 하늘이 정말 깨끗하고 여름답다.

  구름사이로 드러난 옥색 하늘빛.

  그래서 망설이다 결국 해질녘에 미성이와 함께 동네산책.

  손잡고 클럽하우스까지 쉬엄쉬엄 걸어서 다녀왔는데

  낮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 조금씩 흩뿌리는 물방울이..

  나무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그린과 페어웨이, 헤저드, 녹음 짙은 산...

  물안개 피는 자연을 거니는 시간이 이렇게 좋은 줄은 미쳐 몰랐지요.

 

  위대한 멈춤, 리 호이나키의 산티아고 순례기

  이 두 권을 읽을 요량으로 들고 왔는데 그냥 모셔 두고

  정작 여기에 와서 읽은 책은 미성이가 보려고 가져온 책들...

 

      오십의 발견,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 날 (문인들의 가상유언집),

      나는 매일 은퇴를 꿈꾼다.

 

  은근히 뭔가 경향이 드러나는 책 제목들...^^

 

  내일 대구까지

  장거리 운전을 감안해 오늘도 조침.

 

 

  8.11.금 맑음/비/흐림

 

  아침을 기다리며 TV에서 본 인간극장,

  오늘은 발렌시아에서 온 편지 5부작.

   스페인한인 김산들 얘기다.

  네팔 여행길에서 스페인 독신주의자 청년을 만나 저-기 스페인 동부 해안가

  발렌시아 오지에다 집을 짓고 가정을 꾸며 세 딸과 함께 사는 삶을 그렸다.

  5년에 걸쳐 직접 집을 지었고 지금도 생활의 대부분을 자급하며 산단다.

  비록 5부작 중에 오늘은 그 일부만을 봤을 뿐이지만 이국에 사는 산들씨는

  방송시간 내내 구김없이 밝고 행복한 얼굴이 아주 자연스럽다.

  "제 삶의 시기시기마다 행복의 이유가 달랐어요..."

 

  오늘은 스페인의 날인가?...

  아침에 김영준 단장이 보낸 카톡엔 스페인의 주요 음악도시가 소개되었다.

  그라나다, 알함브라, 세비야, 아랑훼즈...

  그래서 나도 내 스페인 추억을 담아 답신을 올리고...

 

      금주 휴가로 쉬고 있습니다.

      지금 TV 인간극장 '발렌시아에서 온 편지...'를 보면서

      잠시 스페인 정서, 옛 추억에 빠져 있었는데

      단장님이 마침 이렇게 스페인 음악을 소개하셨네요.

      여기에 저도 스페인 추억 한 자락 보탭니다.

      오래 전에 쓴 스페인 글에서 일부를 잘라서...

  

      ***

   

      아- 스페인...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하나,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77년 겨울...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이맘때쯤인가

      대구 서현교회에서 고교생들이 주관하는 문학의 밤 행사가 있었지요.

 

      시낭송, 독창, 중창, 촌극... 등이 진행되다가

      후반에 교복차림 까까머리 남학생 하나가 기타를 들고 등장했는데

      Tarrega의 "Alhambra궁전의 추억"을 너무도 멋있게 연주했었습니다.

 

      물론 나는 그 곡을 그 때 처음 들었고 Alhambra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한참 후에야 그것이 스페인의 유서깊은 어느 궁전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 곡과도 더 많이 친해 질 수 있었지요.

 

      기억을 되살려 1977년 무렵을 생각해 보면,

      내게 외국이라 하는 곳은 달나라 옥토끼만큼이나 멀게 여겨지던 곳.

 

      그 해 초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친구 상택이에게 전화라도 할라치면

      남대구 우체국으로 가서 국제전화를 신청해 10여분을 기다린 후에

      직원의 call sign을 받고서 작은 전화박스에 들어가 통화했던 시절입니다.

 

      내겐 그렇게 멀게만 여겨졌던 이국 땅 그 스페인 땅에

      놀랍게도 내가 내 식솔들을 데리고 간 적이 있었지요.

      2004년 겨울, 마드리드를 거쳐 남쪽 그라나다, Alhambra까지 갔었습니다.

 

      이국 땅에서 맞은 세밑 아침,

      부슬부슬 서설 내리는 황톳빛 Alhambra 궁전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내 숨이 멎는 듯 벅찬 감회가 가슴 가득 차 오르는 것이...

      아- 그 때 나는 정말...

 

      까까머리 고교생시절... 바로 그 Alhambra를

      내 사랑하는 아내와 애들을 데리고...

      내가 다녀 왔습니다.

 

  대구로 가는 길,

  아직 가 보지 못한 정동진에 들렀다가 동해남부선으로 내려 가기로 하다.

 

  정동진, 상상해 온 그림과 달리 바닷가 상혼이 널린 그저 그런 동네.

  이틀간 큰 비가 거쳐 간 뒤라 주변이 많이 어수선한 가운데

  철길건너 펼쳐진 바다에는 성난 파도가 연신 해안을 때리고 있고

  하슬라 아트 미술관도 간밤 큰 비에 산사태가 나서 개장을 미루고 있다.

  그렇지만 미성이 말로는 눈 덮힌 겨울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 열린다니

  언젠가 겨울에 눈꽃열차로 다시 방문키로 하고 지금 우리는 영덕으로!

 

  원래 영덕연수원에서 이틀을 쉬기로 했지만 사정상 취소했던 곳,

  언제 다시 올 지 모를 영덕이니 내려가다 이 기회에 대게를 먹고 가자는

  의견일치가 있어서 네비게이션에 '착한대게집'을 입력하고 Go Go!

 

  미성이의 검색실력으로 별 네개 식당을 찾아 찍었다는데

  사장부터 직원 모두가 친절로 무장, 그러나 게맛인들 어디 차이가 있으랴...?

  대게는 겨울이 철이라니 다음에 틈 봐서 다시 오기로 하고 오늘은 러시아산.

  러시아에서 잡혀 온 이 넘들 얼굴을 코앞에 두고 자세히 보노라니...

  사진에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우악스럽고 거칠고 단단하게 버티는 아주 큰 놈.

 

  해변을 내려다보며 포항을 향해 블루로드를 달리는데 차내 스피커에서 흐르는

  남택상 피아노 연주 '사랑은 나비처럼 - L'Amour Comme Un Pappillon',

  10대시절 MBC TV 멜로드라마 배경으로 감미롭게 들었던 내 기억 속의 노래,

  그 후 몇 년이 지나 대학 1-2학년 때 오늘 이 연주음악으로 다시 들었지만

  처음 들었던 상냥한 여자가수의 감미로운 음성으로 다시 듣고 싶어 그간

  냅스터, 소리바다, 벅스, 유투브...가능한 수단으로 이리저리 찾아 보았지만

  지금까지도 그 원곡을 만나지 못해 이제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가 오늘...

  이 노래 찾아 주면 내가 원하는 것 다 해 줄게... 그냥 한 번 던진 말에 놀랍게도

  미성이 잠시 스마트폰을 꼼지락하더니 불과 5분만에 찾아냈다. 맙소사!!

  아- 실로 40년만에 다시 들은 귀한 노래.

  LP음질이라 잡음은 좀 있지만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고 감회가 새롭다.

  샹송인줄 알았는데 가만히 들으니 깐소네같고.. 사실은 스페인 노래다.

  제목은 Seguire Amando, 가수는 Jeanette.

  Spanish로 된 가사가 당장 번역이 안되니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아뭏튼 오늘은 정말 '스페인'으로만 쭉- 가나 보다.   

 

  영덕에서 포항으로 왼쪽 바다를 끼고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니

  옛날 낯익은 이정표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화진, 장사, 월포, 칠포, 보경사...

  이 곳의 추억들은 모두 대학시절 얘기니 이도 내후년이면 벌써 40년이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포항에서 대구로 가는 운전은 처음.

  길은 낯설지만 아주 넓고 한산하고 편하다.

  1시간 거리인 대구에 가기까지 시간여유가 좀 있기에

  영일만 앞바다, 그리고 그 건너편 포스코 산업단지를 보며 커피 한잔.

 

  대구 집에 도착해 누님과 저녁을 먹고,

  미성이와 밤 마실을 나와 김태정이를 찾아 모처럼 얼굴 편히 보고..

  사는 얘기, 애들 얘기, 세상 얘기를 하다보니 금새 자정이 가깝다.

  병인이 전화했더니 한총 합숙연수 1주차를 마치고 불금에 뒤풀이중이란다.

  시끌시끌한 배경에 무슨 말인지 잘 전달은 안되지만 기분은 좋아 보인다.

 

  올 여름 서울은 미세먼지에다 매연으로 가득했지만

  한 주간 휴가로 경험한 강원도, 경상도, 대구의 자연은

  맑고 깨끗한 공기, 여름다운 하늘, 뭉게구름...

  400여Km, 무리한 운전이었어도 중앙선 대신 동해바닷길을 택한 건 잘 했다.

  내일은 애들을 대구로 불러 점심과 저녁자리에서 어른들께 인사..

  그리고 내일 저녁 곧장 서울까지 가려면 다소 무리를 해야 하니 일찍 자자.

 

 

  8.12. 토 맑음

 

  어? 일어나 보니 벌써 9시가 지났네?

  적어도 오늘 하루 정도는 이런 상황도 기대했지만 역시나 5시반에 기상.

  오늘의 이벤트를 대비해 아침에 미리 세차와 기름까지 든든히 채워 두고.

  처가 가족들께 병인이 커플 미리 인사시키는 시간,

  처가 어른과 처남내외 말고도 침산 외삼촌과 동희선배도 오셨다.

 

  아버님이 성경 한절(잠 9:10) 먼저 읽고 기도로 시작한 인사.

  두 시간 가까이 점심과 함께 온갖 궁금한 얘기들과 덕담이 오가는...

  이 두 녀석들 어른들 물음에 대답 잘하며 숟가락을 나르는 걸 보니

  이 자리가 그리 많이 불편하지는 않은가 보다.

 

  내 앞에 앉으신, 올해 아흔이신 침산 외삼촌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

     "내 나이 60세 환갑잔치 할 때 내 인생이 거의 다 된 줄로 알았지..

      그런데 내 나이 지금 90세, 그 후로 지난 세월이 무려 30년...

      그 때부터 내가 뭔가를 시작했더라면 지금쯤 뭔들 못 했겠나?..."

  지난 번에는 "내가 오래 사니 이젠 재미가 없어... 친구들도 다 가고..."

  그러시더니 이번엔 얼마 전 SNS로 전해지던 얘기와 비슷한 말씀을 하신다.

  90세를 살고 계시는 분으로부터 직접 이렇게 들으니 와 닿는 느낌이 다르다.

 

  우리는 저녁 2부 시간을 기다리면서

  엄빠가 다닌 학교로 애들과 캠퍼스투어를 나섰다.

  맑은 하늘에 여름날씨가 좀 덥긴 했지만 그늘은 다닐 만 하다.

  장엄하게 솟은 본관, 아담스 채플, 한학마을...

  캠퍼스 전경을 담아 사진도 몇 장, 교내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엄빠 캠퍼스 연애스토리도 해 주면서 망중한 막간의 시간을 잘 보내고

  형님내외, 누님과 갖는 병인 커플의 세컨드스테이지.

  진실이에게 아는 작가가 만들었다며 부채를, 병인이에게는 성경을 선물하다.

  시종 즐거운 분위기에서 조카며느리 면접...^^

 

  아침에 서울을 떠나 대구에 온 얘들, 점심과 저녁 어려운 면접을 하면서

  많이 불편하고 힘도 들었겠지만 그래도 이런 자리가 또 있지는 않을 터,

  새 사람에 대해 친지 인척들의 밝고 기쁘게 반기는 분위기를 느꼈으면 좋겠다.

 

  먼저 가서 일찍 쉴 수 있도록 애들은 기차편으로 서울로 올려 보내고

  우리는 가져온 차를 머리에다 이고 서울로 돌아오다.

  먼 거리 밤 운전이 부담되고 또 너무 피곤했지만 그래도 내일에는

  내일 해야 할 일이 있는고로 서울로 또 서울로.

  주말이지만 휴가철 길이 편해서 예상보다 이른 23시경 집에 도착.

 

  이로써 서울 양구 주문진 정동진 영덕 포항 대구 서울...

  1,000킬로 한반도 동남부 하계대장정을 무사히 마치다.

  기대를 넘어 푹- 잘 쉬었고, 애들 결혼준비도 계획대로 잘 했고,

  형제, 친척들 잘 뵙고... 조금의 아쉬움도 미련도 없는 17년 여름휴가.

  내일은 주일 예배후 대장정을 차분히 마무리하고 출근준비를 해야지.  

 

 

  8.13. 주일 비/흐림

 

  아침 열린 창으로 들어오는 선선한 기운, 드디어 여름이 가려나 보다.

  간밤 늦게 잠자리에 들었고 또 병훈이 녀석 새벽귀가로 방해는 받았지만

  숙면덕분에 장거리 누적된 피로에도 불구하고 6시반 기침에 썩 개운하다.

 

  주일 아침,

  평소 나 혼자 조용히 보내던 주일 아침시간이 오늘은 좀 다르다.

  오전에 맞춰 둔 예복을 보러 간다며 아침부터 일어나 서두는 병인이,

  간밤에 과음하고 새벽에 들어와 거실소파에서 맨몸으로 자더니 숙취로

  속이 불편해 새벽부터 부엌과 화장실을 부지런히 오가는 병훈이 녀석...

  병인이 한 주간 연수 입과를 위해 이리저리 옷과 가방을 챙기는 엄마...

  웬일로 아침부터 온 가족이 부산스럽다.

 

  식탁에서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는 병훈이에게 유학준비를 물었더니

  이 녀석이 그간 준비해 온 SOP와 CV를 보여 준다. 처음으로 봤다.

  요 몇 달간 생활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정성과 관심을 다해 준비해 온 것,

  이 녀석은 나를 자기의 제일가는 유능한 카운슬러로 여기는 듯 하지만

  무식한 아빠, 이런 자료들을 내가 본들 뭐 아나...

  다만 아쉬운 것은 욕심을 좀 내서 세계 최고 대학에 한 번 헤딩해 봤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이 녀석이 안전위주로 몸을 사리고 있는 듯 보인다.

 

  아침에 미성이와 교회로 가는 길,

  잔뜩 흐리긴 했지만 더위는 좀 가신, 올 여름 고비는 넘긴 듯 하다.

  교회 마당에 등나무 잎이 흔들리는 모습을 봐도,

  목덜미로 스치는 바람의 느낌도 다르고.

 

  3부 청년부예배,

  예배중 동성애찬성 입법반대를 위한 조영길 변호사의 특강.

  단구지만 단단한 외모, 카랑카랑한 음성, 야무진 언변, 빈틈없는 논리...

  巨惡을 대적해 싸우는 전사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런 일, 똑똑하고 능력있다고 해서 모두가 가능한 일은 아닌 터,

  신앙과 신념 위에 서서 불의에 맞서는 용기와 실천,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이 분이 너무 존경스럽다. 여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오후예배,

  모든 사회적인 배경을 내려놓고 10년간 열악한 브라질 오지에 파견되어

  현지선교에 모든 것을 바쳐 온 정민규 선교사 부부의 10년간 선교보고.

  내년 총신대학원 진학을 위해 2~3년간 귀국해서 전력을 재장전한다는데

  대학원 전형 후 현지 마무리를 위해 출국하는 길에 뭔가 보탬이 되고 싶다.

 

  미성이 따라 신세계 강남점에 애들 결혼예물을 보러 가다.

  애들 결혼준비에 관한 일이라면 뭐든지 즐겁고 마냥 행복한 우리 미성이.

  예쁘다 해주고 미성이 백화점 볼 일 보는 동안 나는 라운지에서 쉼...

  혼자 쉬면서 본 MBC 김민식 피디의 세바시. 나중에 책도 좀 봐야...

 

  애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 중에이 넘들 회사얘기가 끊이지가 않고...

  여름휴가, 잘 쉬긴 했지만 내일 출근에 긴장 게이지가 점점 오르는 중인데

  신입 두 녀석들의 식탁대화 화제가 안 전무의 심기를 자꾸만 건드린다.

     "야들아~ 이제 잘 때까지 회사얘기 하기 없디다. 만약 계속 했다가는.....

      회사얘기 하는 넘은 누구든 벌금 만원. 대신 2분 발언기회는 준다!"

 

  아- 이렇게 해서 2017년 여름휴가는 다 가고...!

 

                                                                                         - 2017. 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