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루에게
병인이 진실이에게,
- 너희 결혼 1주년을 축하하며...
이 글,
길~~게 몇 장이라도 쓸 수 있고 또 쓰고 싶지만...
엄마와 병훈이의 당부, 온 가족의 바램을 들어
실제 내 마음의 반의반으로 줄였으니 이해해주길.^^
가을을 느끼며 출근길을 서둘던 9월 어느 날,
평소처럼 머릿속 오가던 숱한 생각들 가운데 하나.
뜨루가 이제 우리 가족이 된지도 제법 지났는데
내가 지난해 쓴 글에 아직 담지 못한 생각도 있고,
결혼 후 함께 지내며 가진 엄빠의 마음들도 있으니
한 번 잘 정리해서 너희에게 전해 주면 어떨까?
처음엔 이런 생각에서 시작했다가 그래도 갑자기
불쑥 꺼내다가는 놀라거나 괜한 부담이 될 수... 아!
얘들 결혼 1주년 축하 글로 주면 되겠구나...
얼마 전 너희 둘을 찍어 준 작가님도 그랬다지만
세상 눈엔 그냥 젊은이로 보이는 20대 병인과 뜨루,
서로가 전과 다른 가정환경과 문화에서 자라다 여기
새 가정 안에서 병인의 아내, 뜨루의 남편으로 보낸
신혼 1년간 각자의 시간들은 과연 어떤 색깔일까?
좋고 나쁘단 그런 느낌보다 아내이자 며느리로서
남편이자 분가한 큰 아들로서 어떤 생각과 느낌들이
우리 진실이와 병인이에게 다녀갔을까?
양구 부모님 슬하 착하고 밝은 동생들과 잘 자라다
여고 졸업후 스물도 안된 어린 나이에 서울로 와서
대학, 대학원, 직장생활... 혼신으로 살아 내면서
혼자서 지금껏 소화해 온 10년에 가까운 시간들...
지난해 너희 둘 혼인을 앞두고 이제 우리 가족으로
함께 할 진실이, 뜨루를 하나하나 이해해 가면서,
그 아무나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닌, 혼자의 어려움,
불편, 고단함과 외로움... 이 많은 것들을 거뜬히
잘 이겨내고 우리 앞에 선 네가 얼마나 커 보였던가,
또 그런 네가 우리에게 와 주어 얼마나 감사했던지...
지난해 결혼에 앞서 너희들 당부 글에도 썼듯이
이 엄빠는 진실이가 정말 우리 가정에 하나님 주신
축복이요 귀한 선물이라 믿고 이 역사에 더 없이
감사하며 또 행복하게 여기고 있단다.
또 우리 병인이도 대학원을 잘 마치고 꿈꾸어 오던
좋은 직장에 합격은 물론 엄마의 소원이던 결혼까지
단숨에 이루어 냈으니 그 얼마나 대견했던가?...
앞으로도 진실이 병인이 정말 예쁘게 잘- 살리라..
하나님이, 그리고 양구 부모님이 잘 돌보시겠지만
이 엄빠도 가까이서 지켜보며 늘 기도하고 있거든!
흔히들 사람의 앞일, 운명은 누구도 모른다 하지.
살다 보면 원하지도 않고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라고 우리 생각해 보자.
사랑하는 둘 서로는 물론 주위 모든, 모든 것들이
성가시고 귀찮아지며 심지어 미워지기까지 하는...
아니면 어른들 말로 권태, 불화, 불편, 원망, 불신..
뜻하지 않은 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하는...
혹-시라도, 생각해 봤니?
정말 만만에 하나라도 우리 진실이와 병인이,
그리고 우리 가족들 사이에 그런 때가 온다면...!!
혼인을 상의하려 진실이 처음 우리를 찾았을 때
엄빠와 마주해 긴 식탁에 병인이와 나란히 앉아
결혼식장에서 해 줄 당부의 말을 부탁했을 때,
그리고 결혼날짜가 정해지고 새로운 삶에 대한
행복과 설레는 맘, 기쁨으로 충만한 기대감으로
엄마와 분주히 오가며 예쁘게 결혼을 준비하던 때,
너희들이 지금 살고 있는 약수동 집을 계약하고서
행복한 신혼을 꿈꾸며 기쁨으로 그 날을 기다릴 때,
너, 뜨루로 인해 이 엄빠 그간 얼마나 행복했는지..
또 우리의 행복을 보며 더 행복해 하실 양구 부모님,
그리고 너희가 이 글 읽고 있을 오늘, 바로 이 시간...
이 모든 것들과 함께 너희 둘 결혼을 꿈꾸며 가졌던
初心 - 무엇이었을까? - 을 떠 올린다면 참 좋겠다.
이런 행복을 간직한 너희들은 복받은 자녀들...
너희를 보는 엄빠, 우리 둘 마음속 진실은
앞으로 그 어떤 상황이 온다 하더라도 너희 둘을
절대로 사랑할 것이니 이 마음 꼭 알아주기 바라며,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희 둘 험한 세상 살아가며
겪게 될 그 어떤 역경에도 큰 힘이 되고 남을 훌륭한
자산으로 삼고서 둘이 사랑만 하며 잘 살기 바란다.
(특별히 우리 뜨루 - 진실이에게)
때묻지 않고 많이 착하기만 한 뜨루 남편 병인이,
건강한 마음, 섬세한 감성, 순수, 온유, 배려, 겸손...
그가 가진 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요즘 세태를
살아나갈 어른으로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들 가운데
숭숭 비워진 것들... 함께 살다 보면 아쉬움을 넘어
난감도 하고, 때론 마음이 심히 답답할 때도 있겠지...
병인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 누구도 그랬고...
세상은 진실이에게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예외없이
장점도, 단점도 다 있으니 새기며 살라고 두루 뭉쳐
넘어가려 하지만 좀 살아 본 내가 실제 경험해 보니
나든 상대방이든 단점은 항상 더 커 보이고 아픈 것!
엄마에게 들었다만,
오래 전, 진실이가 병인이를 만나기 전 언제부턴가
장래 배우자를 두고 흰 종이처럼 순전한 영혼이기를...
그렇게 간구해 왔다더니 어찌 보면 네 남편 병인이가
바로 그와 그리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병인이에게 부족한 그것들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진실이나 엄빠가 그를 사랑하기 위한 소중한 수단,
그 하나를 잃거나 앞으로 둘이서 이루며 살아가는
큰 재미를 놓쳤으리라.. 재미있는 억지도 해 봤다.ㅋ
결혼 전 엄빠와 병훈이가 함께 생활할 때의 병인이와
결혼 후 진실이와 살고 있는 지금의 병인이가 때로는
아주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단다.
아니 아니... 아빠의 이 말은 훨씬 좋다는 말이다.^^
전엔 '만만한 자식'이었다면 지금은 존중받을 어른??
더 듬직해졌고 스스로에게 책임감도 더 느끼는 듯...
거기엔 뜨루의 속 깊은 이해, 지혜로운 내조와 함께
둘간의 무한한 사랑과 믿음... 또 엄빠가 알 수 없고
말로 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이 녹아 있으리라.
무엇보다도 엄빠는 지금 너무너무 행복하단다.
물론 지난 보름간 캐나다, 긴 여행을 다녀온 후라
우리 둘의 행복감과 즐거움이 더 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내게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지난해,
너희 둘 결혼을 보며 내 지난 행복했던 삶 가운데
頂點, 최고의 순간이 이렇게 지나고 있구나...
이를 주신 하나님께 진실된 마음으로 감사했었는데
또 이렇게 올 한해를 보내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계속 위로만
향하고 있으니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며칠 전 아빠의 높-은, 옛 상사 한 분을 만났는데
지금 나의 이 행복한 마음을 그 분께 보였더니
이 다음에 올 일들을 조심하라는 조언과 함께
'지금 내가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음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주셨지. 나도 지금 이 순간을 경계하노라고
응답은 드렸지만 요즘 내 마음은 실제로 그렇단다.
이 글, 이렇게 쓰려면 끝이 없을 듯 하니
많은 생각과 마음들을 우선 여기서 좀 붙들고...
병인아, 진실아~ 정말 고맙다.
늦었지만 진실이 29번째 생일을 한 번 더 축하하며,
올 한해 둘이서 함께 신혼 1년을 잘~ 살아 온 것,
그리고 엄빠에게 더 많은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 준
너희들의 결혼, 그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하나님께 감사한다.
2018. 10월
안엄빠.
PS. 너희들에게 그 신혼이 처음이듯이
이 엄빠에게도 시부모로 사는 것이 생전 처음.
이 소중하고 재미있는 역할이 얼마나....ㅎㅎㅎ
***
병인이와 진실이의 결혼식에...
이 시간 먼저,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신
우리 주 하나님을 찬양하며 감사합니다.
맑은 공기에 깨끗하고 조용한 동네,
가을볕 곱게 내려 앉은 이 예배당과
좋으신 분들로만 가득한 아름다운 결혼식,
저희들의 오랜 꿈이 이루어 진 이 순간
전 정말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병인이와 진실이의 결혼,
우리 기대보다 늘 흡족히 주시는 하나님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 었습니다.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예쁘고 야무진 믿음의 딸 진실이.
그리고 어질고 착한 병인아...
오늘 이 엄마아빠는 너-무 좋구나.
무표정 우리 병인이, 그 동안 진실이로 인해
행복한 마음, 환한 웃음이 늘 떠나지 않았지…
우리도 병인이 그 얼굴 보며 정말 흐뭇했단다.
그래, 두 사람 앞날에 정말 행복만 가득하기를,
우리도 함께 소망하며 늘 열씸히 기도할게.
그렇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두 사람 앞에 어찌 꽃 길만이 놓였겠니?
서로 믿고 사랑하며 함께 가다 보면
험한 가시밭 길도 절로 꽃 길이되는 거란다.
다정한 연인이 손에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
비록 험하고 비바람 거세도 서로를 위하여
눈보라 속에도 따스한 온기를 나누다 보면
저기 연인들의 낙원이 손짓하며 부른다는
젊은 시절 엄빠가 좋아하던 노래도 있단다.
우리 둘 처음 만나 지금껏 살아 온 37년,
그 긴긴 시간을 지금에 돌이켜 보면
사랑하는 둘간 굳은 믿음과 한 마음으로
세상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었고
또 그 어떤 행복도 멀리 있지 않더란다.
사람들은 사주팔자니 운명이니 따지지만
우린 그런 거 정말 하나도 모른 채 그저
사랑하며 믿음으로만 한 길을 왔더니
세상 모든 행복도 절로 뒤 따르더구나.
너희들도 꼭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목사님 가정에서 사랑만 받으며 자라다
이제 병인이의 아내, 우리의 며느리로
이 가정에 온 하나님의 축복, 진실아…
오늘로 네 남편이 된 우리 병인이,
아직도 많이 어리고 부족하다 했는데
여기 부부로 함께 선 모습을 보니
한 여자를 책임질 새신랑으로서,
또 가장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구나.
앞으로 하나님이 주인된 가정을 세워
믿음의 가계를 열어 갈 너희들을 보며
절로 또 하나님께 감사하게 된단다.
부족한 병인이를 믿고 지지하면서
평생의 반려가 되기로 결심한 너에게
이 아들의 부모로서 특별히 감사한다.
이제 부부가 되어 함께 가는 길.
이 엄마 아빠의 바램은 오직 한 가지,
두 사람이 서로 믿고 사랑하는 것.
그리고 믿음 안에서 서로 이해하고
감사하며 선하게 살아가는 것이란다.
그리고 병인이는,
이제 진실이가 자라 온 집안의 장남이다.
목사님이신 아버님과 어머님을 잘 모시며
동역자라 생각해 이 교회에도 힘이 되어라.
그리고 기도생활에도 더욱 힘쓰기 바란다.
지금까지 진실이를 친딸처럼 사랑해 주시면서
오늘 혼인에 이 귀한 예배당까지 내어 주시고
기도하며 도와주신 대월교회 성도님 여러 분,
그리고 2살배기 병인이가 지금껏 커 오는 동안
사랑으로 지켜 봐 주시고 또 키워 주신
평안교회 황석형 목사님과 여러 성도님 여러 분,
또 멀리 이 곳 양구까지 오늘 결혼식에 오셔서,
이 새 가정의 탄생과 출발에 증인되어 주시고
또 축복해 주신 모든 하객 여러 분,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 분과 그 가정에도
하나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마음 깊이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10.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