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충무로에 나가 대한극장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봤다.
지금껏 내 중학시절 문화교실로
극장에서 봤나 했더니.. 아닌가?
국내개봉은 57, 72年 두 번이라니
아마도 내가 착각했던 모양이다.
그럼 TV명화극장에서였나~?
또 "70mm 총천연색 대작"도 no.
옛 영화들의 일반규격 1.9:1比,
필시 벤허와 혼동했을 수도..^^
영화를 보고서 얼마가 지난후
마거릿 미첼의 두터운 소설 2권,
고교 중정옆 도서관서 빌려봤는데
재밌게는 봤지만 플롯이 복잡했고
내 상상력 결여로 서사의 감동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더니 이번엔
극장 임장감에 스펙타클한 미장셴~
또 세상을 좀 살면서 남녀, 시대상,
사회문화를 이해하고 보니 새롭다.
미국을 뒤흔든 남북전쟁으로
남부가, 문명이, 타라가 불타는데
스칼렛이 흠모해 마지않던 월크스는
戰前 그 따뜻하고 안전했던 나날들,
지난 날의 향수에다 문명, 명예, 꿈..
시종 철없는 도련님 같은 얘기만...
주위에도 이런 류, 적지 않을 터~
영화 전편에 쉼없이 흐르는..
내 귀에 익숙한 Tara's theme,
극장에서야 비로소 실감이 난다.
Gone with the wind~
과연 바람과 함께 사라진 건..?
Civilization, 월크스가 놓지 못한,
그 따뜻하고 안전했던 나날들의
모든 익숙함이 아닐까?..
원작보다 더 그럴싸한 대사~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자막과 달리 英원문은 간단했다.
Tomorrow is another day.^^
- 2021. 5.30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멜라니 윌크스役), 향년 104세로 지난해 세상을 떴단다. 극중에선 현숙하고 지고지순한 내맘에 이상형~

오랜시간 내게, 다들에게 익숙했던 스크린 타이틀

레트 버틀러 役의 클라크 케이블, 내 어릴적 눈엔 나이든 중후한 신사더니 지금 보니 어린티 가시지 않은 애숭이..^^

불세출의 히로인, 스칼렛 오하라 役의 비비안 리

이 영화의 시그니쳐, 레트와 스칼렛~ 이 순간 조차도 스칼렛 심중엔 월크스가..

극중 멜라니 윌크스

사랑과 열정이 식고 마음이 얼음으로 변한 남자가 여자에게...

영화도중 이렇게 인터미션 타이틀이 걸리는 영화가 세상에 얼마나 될까?

월크스家의 투웰브오크스 농장, "누구든 이 곳의 평화를 깨는 자는 고발함" 내 공간엔 나도 이렇게 붙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