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6월입니다.
june, 6월입니다.
긴 연휴, 좋은 느낌으로 시작한 오월...
며칠간 더위빼곤 더할 나위 없었던 자연의 은총
; 맑은 날씨, 촉촉한 봄비, 아카시아 향내...
역시 기대만큼이나 좋았던 계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한 달 저의 모습을 돌아 보면...
늘 시간에 쫒기며 자주 마음의 平靜을 잃었고
초조감과 조급함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팀원들을 이해하고 품기보다는 늘 채근하고
다그치던 재미없는 관리자에 불과했습니다.
바쁘고 분주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많이 빈약했던...
더군다나 그렇게 보낸 5월은 가정의 달,
여러분에겐 가족과 뜻있게 보내라 하고선
정작 저는 별로 가정적이지도 못했습니다.
괜한 일 핑계로 가족을 그리 챙기지도 못했고
실없이 분주한 시간을 보내며 술도 많이 마셨고...
지금... 마치 교회에서 하는 회개의 말 같아서
가당치도 않고 웃기기도 하지만 사실입니다.
지금에 와서 찬찬이 들여다보니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입니다.
그 좋은 계절에 말입니다.
5.30日, 싱가폴發 런던向 SQ308便.
낯선 이방인들로 가득 찬 갑갑한 기내에서
13시간 동안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책도 자료도 읽고, 잠도 자고, 음악도 듣고,
공상도 하면서 영화까지 한 편을 보았지요.
리스트엔 눈에 익은 '예스맨'도 보였습니다.
지난해 말 아내와 함께 코엑스에서 본 영화.
우연한 계기로 만사를 '예스'로만 일관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삶 자체가 바뀌어 버린,
짐 캐리의 예술같은 코믹한 연기를 보며
새해 제가 붙들 話頭 하나를 발견했지요.
'긍정'
극장을 나서면서 올 새해엔 정말 '긍정하며
적극적으로 잘 살리라!' 다짐까지도 했는데
새해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그 다짐은 제 안에서 잊혀져 있었습니다.
그 조차도 못느끼다가 기내 모니터에서
영화제목을 보는 순간 '아~~!'
···
이 시간,
여러 가지 생각과 함께 많이 반성합니다.
우리 인사팀...
적지 않은 동료들이 오늘 6.1일부터
부서 혹은 담당업무를 바꾸게 됩니다.
오가는 이들과 바뀌는 이 모두에게
정말 해피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긴 시간 조직에서 일하며 느끼고 또 느끼는
참 진리 하나는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언젠가는 또 만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자~
아무리 그렇더라도 보내고 떠난다는 건
서운함과 아쉬움을 남기는 진통의 시간~
부디 속히 그 아픔을 딛고 새로운 환경에서
더욱 인정받고 즐겁게 일하는 '프로',
주역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들 잘 아시는 숙명여대 이경숙 前총장님,
지난 4월 임원세미나에 그 분이 오셨는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는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찬입니다.
매일 아침 교회에 나가 새벽기도를 하지요.
오늘도 그랬는데, 특별히 오늘은 삼성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더불어 정말 최선을 다해
좋은 강의하도록 도와달라는 기도를 했지요.
그리고 보세요. 제가 지금 어떤 옷을 입었는지?
파란색은 삼성을 상징하는 색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여러분 앞에 서기 위해
일부러 파란색 옷을 골라 입고 왔습니다.
저의 정성이지요...'
그 분 강의를 들으며 '至極精誠'을 떠올렸습니다.
외부에서 오신 강사도 이렇게까지 하는데...
나도, 우리도 큰 변화를 앞에서 정말 이 같은
마음과 자세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는 실로 2년만에
런던 땅을 다시 밟았습니다.
저녁식사까지 잠시 여유가 있어
담당 주재원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서
천국과도 같은 '5월의 런던'을 즐겼지요.
늘 그렇듯이 높고 파란하늘에 뭉게구름,
맑고 신선한 공기, 건강한 숲, 그린 그래스...
내친 김에 좀 더 욕심을 내서 탬즈 강변에
제가 살던 집, 킹스턴 거리, 리치몬드 파크,
세인트폴 교회, 까치네 한인식당까지...
귀임후 시간이 흐르면서 서울에 있을 때는
런던에서의 몇 년이 꿈과 같이 느껴지더니
이번에 런던에서 생각해보니 오래 전 일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착각도 들었습니다.
6월에는...
주말에 늘 동네 주변만을 맴돌던
제 자전거 산책을 여의도까지 연장해
멀리 원정을 한 번 나서 볼 생각입니다.
한강을 따라 만들어 진 자전거길이
멀리 여의도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늦은 감도 없지 않지만 인터넷에
나만의 집도 한 채 지어 볼까 합니다.
자꾸 잊혀지고 사라지는 기억이 아까워
이제부터라도 시간이 고일 수 있도록
둑을 치려는 것입니다.
지난 해 6월 우리 형제, 가족들이 함께 하는
카페도 직접 하나 만든 경험이 있으니
약간의 시간이면 능히 가능하리라..
그리고 오랫동안 생각만 해 오던
잠실야구 나이트경기도 꼭 한 번 가려 합니다.
다행히 집이 야구장 바로 지척, 두 아들 앞세워
여유롭게 걸어서 20여년 우리 가족의 사랑,
삼성 라이온스를 보러 갈 겁니다.
마지막으로 아내 mp3에다
내가 아닌 아내가 좋아하는 노래로
가득 채워 주는 일,
정말 오랫동안 미뤄 온 이 일까지...
이 모든 것들, 다시 생각해 보니...
사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일감도 되지 않을 일이로군요.
제 생각은 이렇게 비쳤지만
여러 분들은 평소 어떤 생각들인지...
이 달에는 여러분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도 한 번 마련할까 합니다.
이제 곧 6월말,
희망으로 시작했던 금년의 半을 접을 때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여러분들... 이제부터라도 화이팅~~!!
2009. 6. 1 런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