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
간밤 심야 뉴스에서 태풍 '뎬무'가 북상하고 있다 했습니다.
내일 새벽에 제주도를 상륙하고 오전이면 남부지방을 강타한다 했지요.
예정에 없이 덜렁 서울집으로 퇴근해 이 뉴스를 들으니 내일이 걱정도 됩니다.
내 출근 여정에는 부디 비가 오지 않아야 할텐데...
열대야가 사그라들고 있는 미명, 새벽매미가 그렇게 울어대더니...
더위로 잠시, 조금 열어둔 창틈으로 매미의 절규가 천지에 진동합니다.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태풍의 전조?...
어쨌든 금년엔 매미소리가 유난히 심한 듯 합니다. 아닌가?
우려했던대로,
안성을 지나면서 후두둑 빗줄기가 오락가락 하더니
결국 천안을 접어들면서 장대비가 차창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상황을 염려했던 것인데 결국 일이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새벽 찬양을 들으며 기분좋게 운전하며 잘 왔는데 마지막에...
주차장부터 현관까지 100m, 3분을 걷는동안 으이그...
내 출근차림이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듯 하늘이 구멍난 지경에는 우산인들...
습기많은 요즘 다림질이 어렵다며 미성이 푸념이 잦은데...
어제 밤 늦은 시각. 중국여행중이신 당회장 이 목사님 전화가 왔습니다.
백두산, 두만강 등 중국땅 몇몇 지역에 동토비전트립을 가신다더니...
주일날 선교헌금을 드린 일에 대해 감사의 뜻이었습니다.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물질을 통한 선교지원. 사실 제일 쉬운 일인데 말입니다.
목숨을 건 현지의 선교활동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지요.
불과 엊그제, 아프가니스탄 의료선교진 10명이 살해당한 이 현실을 보면...
당연히, 아니 진작에 더 많이, 자주 했어야 할 일.
이 가운데서 가장 하찮은 일을 두고 멀리서 목사님이 일부러 전화를 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내 몫으로 인해 분량이 무사히 채워졌다고 목사님이 저렇듯 좋아 하시니 말입니다.
7.24일,
학교, 교회 후배 장홍기 목사님 위임예배로 상도동 상은교회에 다녀 왔습니다.
교회는 창립한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작고 손길이 많이 필요한 동네교회입니다.
몇몇 시온후배들과 함께 예배에 참예하고 자리를 만들어 차도 한잔 나누었습니다.
이제 오늘부터 어엿히 당회장이 되신 장 목사님은 오늘 행사로 겨를이 없는 듯 보여서
더위가 좀 가시면 내가 9월중에 저녁자리를 한 번 만들기로 했지요.
그 때, 서울에 사는 모든 시온사람들 한 번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위임선서후 각오를 밝히는 목사님의 말씀 가운데...
"하나님 몸된 교회의 영광과 성도들을 위해 목숨을 바쳐 최선을 다해..."
목숨을 다해...
내게 있어 과연 목숨을 다할 일이 무엇이던가? 있기는 하던가?...
목숨을 다해... 이 말을 듣는 순간 숙연해지고 전율이 느껴집니다.
8. 8일,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퓰리쳐상 수상 사진전을 관람했습니다.
전시기간이 8월말까지라 해서 문 닫기 전에 빨리 가서 잠시 보았지요.
세상에는 참 별일들이 많고 그 순간들이 이렇게 기적적으로 기록되기도 합니다.
이를 위한 또 다른 헌신을 보게 됩니다.
병인, 병훈이 이 녀석들도 방학인데... 빨리 가 보게 해야 하겠습니다.
미스사이공,
운좋게도 기회가 닿아 출장길 브로드웨이에서 두 번 보았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보았는데 국내 배우들이 연기하고 있는 이번 충무아트홀 공연,
이마저 끝나기전에 빨리 미성이에게 보여 주어야 하는데....
- 2010.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