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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다운튼 애비 2

by arthe403 2023. 2. 2.

20.8월,
당시 확산일로에 있던 코로나 정국에
집콕하며 남산과 찐하게 연애하던 시절,
미드 '왕좌의 게임'에 빠졌던 적이 있다.
새해들어 미성이 함께 금쪽 저녁시간을
사르며 재밌게 보았던 영국드라마~ 
 
드라마와 친하고픈 내 본마음과는 달리
혹 너무 구속되면.. 어떤 드라마가 좋을까..?
주저, 장고하느라 이제껏 본건 겨우 2편,
어제까지 정말 맛있게 본 <다운튼애비>.
이 느낌이 잊혀지기 전에 잠깐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둔다. 
 
2019년에 개봉된 영화 <다운튼애비>와
올해 개봉 예정인 그 속편까지 보게 될
그날을 기대하고 소망하며.. 
 
*** 
 
드라마의 개요는
일전에 이 카스에다 쓴 바 있으니
완주후 느낌을 떠오르는대로 써 보면..
(스포 욕구를 자제할 수가 없어~^^) 
 
전혀 무겁지 않고, 꽉 찬 드라마~
영국 요크셔지방에 있는 다운튼애비,
100여년전 전통 영국사회에 불어닥친
귀족과 하인, 전통과 혁신, 신구세대교체,
보수와 개혁, 여성의 사회적 지위격상 등
다양한 변화들이 근현대 영국의 가치전도,
기술혁신의 후과들과 조화롭게 펼쳐진다. 
 
더불어
시즌마다 변해가는 관습, 인식과 신기술,
여성의 헤어스타일과 패션, 식문화, 건축,
귀족의 취미, 관계 등 많은 볼거리로 인해
시종 우리 둘의 눈이 즐거웠던 드라마로,
일상 디테일로써 시대정신을 커버하며
영국의 근현대 시절을 관통한다. 
 
여기 내 몇 줄 글로 간추려 내기엔
너무 재밌었던, 또 잘 만든 드라마지만
끝나고 돌이켜보니 심플한 스토리라인..
시즌을 더할수록 흥미는 점점 더했다.
6시즌×9편×60분 = 3,240분 > 50시간~^^
이 긴 시간을 아깝지않게 앗아갈 만큼
영국 드라마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바이올렛크롤리역의 메기스미스는
그랜썸 가문에 생존해 있는 최고 연장자,  
극중 수시 내뱉는 영국식 격언과 지혜는
그야말로 '온고이지신'으로 시대갈등을
시의적절하게 아우르는 촌철살인이다.
영미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名女優. 
 
이소벨역의 페네로프윌튼,
까칠하지만 상대를 제압하는 표정연기와
자기주장으로 개혁마인드를 기품있게
연기한 관록의 영국여우로 극중 역할에
충실한 수준급 연기는 물론 내맘에.. 
 
위 老커플 두 여인의 빛나는 조연에다
세 딸과 미국인 어머니 코라가 끌어가는
시대극으로 英드라마 역사상 30년만에
시청률을 갈아치운 기록도 있단다. 
 
여자들로 비롯된 끝없는 에피소드..
여기 숱한 남자들 중에서 중요한 한 분,
그랜썸 가문의 영주인 로버트크롤리백작~
여리고 우유부단한 성품으로 시대 조류에
어쩔 수없이 떠밀려 가지만 진정한 로열!!
젠틀하고 따뜻하며 노블리스오블리제의
전형을 보여 주는 이 시대 마지막 영주다. 
 
상중하류의 일상에 노정된 숱한 군상들,
사람사는 세상에 있을 법한 모든 경우에
따뜻하고 흐뭇한 감동으로 시즈닝한 전개..
상식, 정의, 사랑, 미래가 견인하는 권선징악,
내 심경 복잡하게 만들던 장구한 대서사의
마지막 1925년 성탄특집 에피소드에서
얽힌 실타래가 다 풀리는 해피엔딩까지~
아- 권선징악에다 해피엔딩이라니
뭔가 우리 정서에 친숙한~^^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
그동안 책에서 피상적으로 이해해 온
귀족 작위들이 극중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Your grace, my lord, my lady란 용어
드라마 전편에 귀족의 격식을 살린다.
다운튼애비의 영주는 백작. 
 
위, 아랫층으로 구획되는 귀족과 하인의 삶,
여기에 조명lighting도 결정적으로 연기한다.
더불어 남여배우들의 살아있는 화장, 표정은
이어 전개될 소주제를 전조하는 굿 오브제.
놀랍도록 재밌고 흥미로운 섬세한 연출~ 
 
표정연기가 돋보였던 불쌍한 이디스,
자매들에 비해 존재감이 약한 미운오리새*..
내 주장도 잘 못하고 가족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던 중에 피해자 컴플렉스도 없지 않은
가련한 둘째딸로 나까지 안타까운 응원~
극중 긴 고난의 시간에는 초점 사라진 눈,
미묘한 사시를 통해 기막힌 연기를 했지만
후반부 자신감이 회복된 행복한 순간에는
정상으로 돌아온 예쁜 눈동자로 표현하는
실로 예사롭지않은 심경 연기가 백미다.
어쩌면 그녀야 말로 이 대서사의 주인공이자,
다운튼가문의 최후, 최고 승리자가 아닐까?
본명은 로라카마이클. 
 
6개시즌, 50여개의 에피소드..
극중 어느 누구도 사소한 역할이 없다.
하루에 한두 편씩 아껴 본 이 드라마는
핵썸 후작과 함께 하는 이디스 결혼으로
해피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이어 1926년
신년을 맞는 다운튼애비의 모든 성원이
함께 하는 감동적인 올드랭사인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 
 
우리도..
당쟁, 비사, 치정, 복수 등 어두운 소재,
대립, 갈등, 반목의 시대극 대신 이처럼
따뜻하고 동화같은.. 양반중하인들이
엮어내는 훈훈한 스토리는 어떨까?
조선의 해피한 노블리스오블리제~ 
 
 
크리센도..
끝까지 점점 커가던 재미의 정점,
마지막 유혹을 이기지 못한 미성의 배신,
목전에서 우리둘 2인3각 완주는 실패~ㅠ
마지막 남은 3개 에피소드, 다 보기 아까워
내일을 위해 파이널 하나만은 남겨두자는
내 간청을 즈려밟고 먼저 자러간 심야에
혼자 결승테이프를 끊어 버렸다는~ㅎ 
 
쓰고보니 또 알맹이 없이 장황한..
내, 이 짓을 왜 했을까..?

극중어 어느 누구 하나 사소한 역할이 없었던 다운튼애비의 다양한 군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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