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살자_영남중
연사흘을 몰아치던 큰비가
7월 첫날 땡볕과 함께 가신 뒤
거짓말처럼 갠 여름하늘을 이고
첫차로 김천 직지사를 다녀 왔다.
50년 만에 영남중 친구들 만남..
직지사,
80년 휴교령 가운데 시온친구들과,
결혼 앞두고 미성이와 데이트길에,
그리고는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아- 날씨가 느-무 좋다!
둘째날 첫차표를 진즉에 끊었으면서
그래도 혹시 첫날 막차 여지는 없을까..
이리 재고 저리 재봤지만 시간도 그랬고
구멍뚫린 서울하늘 아래서는 도저히
엄두 못내고 택한 온리 초이스~
어찌보면 무모하달 수도 있을..
그러나 가지 않았다간 반드시 후회할
이 만남에 결국 내 다녀오고 말았다.^^
몇몇은 길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장한 모습으로 평생 공직을 섬겨온
재광이의 수고와 고마운 희생 덕분에
校訓대로 훌륭히 인생 잘- 살고 있는
반가운 친구들 모습을 보고 왔다.
그간 아주 가끔씩 기억에 어른대던
운동장 아래 키큰 포플라 숲과 긴 온실,
넓은 해바라기밭 기억이 아스라한 교정~
거기서 로렐라이 언덕을 함께 부르며
철이 들고 여물어 가던 어린 친구들..
못 보고 지낸 50년, 잘 살아 왔구나.
반나절동안 나눈 조각 기억들..
그나마 내 어릴적 생생한 흔적들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한문, 김세한 선생님 아들이자
나름 현역 중견시인 김은식이~
그 시절의 묘약, 타이밍을 삼키며
밤새 시험준비를 하던 그 어린 날들,
볼 수 있길 기대했는데 길이 엇갈렸다.
앞에 놓인 생업은 또 다른 현실..
아침 자리에서의 해후,
한쪽에선 "니 키 마이 컷다~"는 말도,
맞은편 상오 입에선 갑자기 "메에에~ "
염소 울음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까불이 내 별명은 염소, 얌생이..
잊었던 어릴 적 성정이 소환된 것~
근데 녀석들..
1978~2019, 40여년 조용히 지낸
'안경쓰고' 점잖았던 난 잘 모를테지~ㅎ
- 2022.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