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 둘레길 26km를 걸었는데
높은 하늘이 고왔던 좋은 가을날,
아침 여명부터 무척 이뻤다.
해가 중천에 뜬 낮에는 다소 덥기도 했지만
내내 살랑이는 바람과 가을볕이 원더풀~
다리 아래 그늘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양화천을 지나는 골바람은 정말이지
나그네의 땀을 식혀준 축복이었다.
둘째 날 내 백팩엔 첫날에 비해
물도 더 넉넉했고 사과 한 알에다
미성이 잘라 준 오이 반 개까지~
(종인이도 계란, 오이, 포도를)
수시로 길을 잃고 스탬프를 잊는 바람에
둘레길 정한 거리보다 더 걸어 왔지만
이번엔 그래도 정해진 25km 길을
26km 선에서 무난히 완주했다.
마이너 헷깔림 1km는 눈감기로..
비교적 쉬운 코스, 앞으로 오늘보다
더 쉬운 날은 없을 것. 난이도가 C끕이니
본의 아니게 어제와 달리 긴장의 끈이
풀어져 끝 무렵엔 피로가 엄습했다.
https://story.kakao.com/_KYfvH9/iEzQvkLMs5a
메타세콰이아 길이 참 멋지다.
오늘은 행사라도 있는지 하늘공원에
정말 많은 산책, 행락객들로 넘쳤다.
미성이와 언제 한 번 오자고 해 놓고
여지껏 말로만 그치고 있다.
올 가을엔 꼭..
아침을 일찍 먹은 종인이의 시장끼에
김밥은 11시에 일찍, 간식은 1시 반~
간식은 하늘공원에서 소풍 메뉴로~
사과 한 알과 포도, 삶은 계란, V-c
이렇게
연이틀 둘레길 25km 이상을 잘 걷고서
어제는 귀가하며 아파트 커뮤니티의
사우나실 41°c 열탕에 몸을 담귔다.
그 안에서 든 생각,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축복이
너무도 감사한데 지금 감사할 것들..
대체 얼마나 될까? 헤아려 봤다.
당장 생각나는대로지만 어찌 보면
훨씬 더 많을테고 보기에 따라서는
내 자랑도 없지 않겠다. 그럼에도
겸손한 맘으로 손꼽아 봤다.
1. 건강
이틀간 25km 이상을 걷고도
큰 탈없이 이 탕안에 있는 나
2. 여유
평일에 세 끼 밥걱정 내려 놓고
자유로이 나설 수 있는 여건
3. 시간
처지가 어떻든 의도한 목적에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는 여유
4. 관심분야
이 나이쯤 오감에 드는
온갖 세상사, 그 가운데
걷는 일에 꽂혀 있는 친우와
즐거이 이 길을 걷고 오다니..
4. 목표, 의도
건강에서 시작해 세월이 흘러
꿈으로만 여겼던 산티아고
순례가 이제 내 일상 현실권에
들었으니..
5. 길 잃지 않고 26km를 걷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거의
정상적으로 당초 의도한
25km에서 걸었다.
6. 2만보도 힘들다는데 3, 4만보를..
좀 전 톡방에서 현권이도 그랬지만
보통 우리 나이에는 단걸음
2만 보 조차 쉽지 않다는데
그 곱절을 걸었다.
7. 마음 맞는 친구
회사생활 시작부터 함께 한
40년 지기, 둘에길을 함께 하며
산티아고까지 같이 걸으니..
8. 나보다 더 치밀, 계획적인 동행
어지간히 꼼꼼한 나보다도 더
계획적이고 실행력, 치밀함이
있는 동행이 있으니
9. 미성이도 믿고 인정하는 친구
여러모로 미성이가 믿고
좋아하는 친구니 남편의 먼 길도
안심하며 보낼 수 있으리라
10. 오늘도 무사히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생길 수 있는 것, 다행히
오늘도 무사히 완주했다.
11. 어제에 이어 오늘도 왕성한 걸음
작년 제주보다도 더 공격적 걸음,
군 제대후 이틀에 50+km를 걸은 건
오늘이 처음
12. 최고의 가을날
이 좋은 가을날,
세상에 오늘보다 더 좋은 날씨가
어디 있겠나? 최고의 날씨를 걸었다.
13. 오늘의 보람으로 또 다음을 기대
힘은 들었지만 즐거운 걸음,
또 다른 기대감으로 다음을 기다릴 것
14. 자연, 산천 경관을 즐김
일상 생활 환경과는 다른 좋은 경관을
종일 누릴 수 있었음에
15. 다리, 발 건강
벌써부터 '건각'이라 평하긴 어렵겠으나
이틀간 왕성한 걸음에도 무사한 하체
16. 피로가 가신 아침
어제 27km를 걷고도 거뜬했던
팔다리허리와 발바닥 건강
17.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친구
어제 오늘 이 걸음을 알리고
좋은 풍경과 기분을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편한 친구들이 있음에
18. 이전에 들렀던 좋은 기분 까페
걷는 도중 3년 전에 들렀던 좋은 카페,
오늘도 糖과 冷氣 보충을 위해 들렀다.
19. 약수, 금호 좋은 기분
귀가길 중산역에서 6호선을 타고
3호선으로 환승했다. 나는 약수,
금호를 지날 때면 늘 기분이 좋다.
우림이네가 살기 때문이다.
20. 좋은 사우나
우리 아파트에 이 좋은 사우나시설이
있어서 오늘 같은날은 너무 좋다.
21. 화장품 매대 직원과 기분좋은 대화
귀가 전 사우나를 하려니 바디와 얼굴
로션이 필요했다. 역 옆 마트 매장에서
작은 용기 상품을 사면서 직원과 밝고
기분좋게 대화를 나눴다.
22. 친구를 좀 더 깊이 알아가다.
40년 직장 친구지만 지금까지 관계보다
더 친해지는 기회가 되었다.
23. 41도 따뜻한 물 안 행복
오늘도 7시간 걸은 후 지친 몸을
뜨거운 물에 담구어 녹이는 순간이
24. 체중 70.3kg과 혈압 121-78
사우나 후 측정한 건강 지표,
노력의 여지는 있지민 지금도
그리 나쁘지 않다.
25. 아침에 미성이가 넣어준 사과와 오이
어제는 새벽 수영 후 나혼자 급히
물만 챙겨 나왔지만 오늘은
사과와 오이도 챙겼다.
26. 미성이의 관심과 지원
과일을 챙겨 주는 것 외에 장시간 걷기에
대한 관심과 조언, 마음으로 돕는
아내의 성원이 고마웠다.
27. 산책길 강아지 단상
우리집은 가족 모두가 pet에 관심이 적다.
게다가 모두가 한마음이니 참 좋다.
김밥을 먹다 진실이 얘기도 했다.
28. 에버랜드에서 날아온 우림이
오늘은 가장, 병인이가 휴가를 내서
가족 모두 에버랜드 가을소풍을 갔단다.
보내온 우림이 행복한 모습,
너무 좋아하는구나..
29. 교회 금요기도회에 가다
양일간 무리했음에도 교회에 갈 수 있는
컨디션이 유지되어 좋다.
30. 우림이와 편의점 데이트
잠시 후 금요기도회로 교회에 가면
우림이도 볼테고 녀석과 데이트,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다.
31. 미성이 회복
이제 미성이를 혼자 집에 두고
나서도 될 만큼 컨디션이 회복되어서..
32. 좋은 시절에 서울에 살면서
오늘 걸었던 길, 이렇게 좋은
인프라를 즐길 수 있어서
33. 감사하는 마음
이런 상황에 먼저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겨
34. 사우나 후 만난 신선한 동네 정원
어느새 가을 세상으로 바뀐 우리 동네,
해거름 분위기가 너무 좋다.
35. 산티아고 꿈을 갖게 함
산티아고를 걷겠다는 생각을 갖고
준비할 수 있는 여건
36. 이 모든 여건을 채워주셔서
동행, 시간, 건강, 정보
37. 좋은 친구와 화목한 가족 얘기,
걸으면서 건강히 살아가는
가족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38. 따뜻한 저녁을 기대함
오늘도 미성이가 따뜻한 저녁을
준비했단다.
걸으며 좋은 추억을 떠올리다
10년 연상 김수미 별세, 타산지석
좋은 잠으로 피로 회복 후 오늘 또
힘들지만 또 걷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함
자전거추억, 종인이 아직 못탄단다.^^
군시절 나누며 좋은 추억 공유
여름 잘 이기고 이 아름다운 가을
이렇게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 ...
마침
10월 한 달 성우회 30주년 걷기 이벤트,
걸음 수 보내는 걸 깜빡 잊고 있다가
늦게 약소하지만 3일치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