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철도여행_1일차
#인천_홋카이도_아사히카와
이번 여행..
분주했던 지난 한 주에 이어 또 다른,
수많은 일들과 상황을 서울에다 둔 채
주일 아침에 교회가 아닌 인천공항으로..
지난봄 이 여행을 작정할 때와 다른 처지에
심경이 적잖게 어수선하고 불편한 중이다.
모쪼록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길..
어둑하고 꾸무리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공항 가는 길, 진작에 오늘 요란한 가을비가
예보되지 않았던가..? 공항에 거의 도착해
빗방울이 돋기 시작했다.
이번 12일간 여행을 위해 지난 며칠간
우린 크고작은 숱한 짐들을 작은 캐리어
둘과 보스턴백, 백팩에 나누어 담느라
온갖 지혜를 다 짜내며 애먹었다.
가이드의 수차 안내에 따라..
지난 2월 잠깐 다낭 후 해외는 처음,
까다롭고 긴 출국수속에 적응이 안된다.
6시 반에 집에서 나와 10시 반에야 이륙~
치토세 역에서 삿포로행 열차를 기다리며
JR 스테이션 유니클로에서 긴팔 면티를
한 장 샀다. 서울보다 질이 훨씬 낫다.
박 선배와 나란히 앉아 열차를 기다리다
산티아고 얘기가 나왔다. 관심을 보이기에
내가 만든 책과 함께 산티아고를 전도했지..^^
한 살이라도 젊으실 때 속히 가시라고..
이번 일본 종단 철도여행에 우릴 돕는 분,
최상희 작가 혼자서 우리 14명을 챙기려니
너무 바쁘다. 안내, 티케팅, 비상상황 대처..
틈틈이 힘닿는 대로 거들어야겠다.
삿포로를 지나 아사히카와를 향하는데
5시인데도 벌써 창너머 거리마다 조명이
켜지고 사위가 어둑하다.
친구들에게 일본 도착 1보를 띄웠더니
서쿤이도 이틀 후 교회 아웃리치로 이와테
모리오카에서 며칠간 머물 예정이라는데
홋카이도 사흘 후 목욜 아오모리~센다이
이동할 때 그 부근을 지날 예정이다.
아~~ 우리 미성이가..
아침, 점심을 거의 거른 채 장시간 이동 중에
컨디션이 나빠져 내일 일정에 자신이 없단다.
저녁도 룸에서 테이크아웃으로 해결하고
가이드를 통해 비상약을 조달해 먹었다.
상황을 봐서
내일 왓카나이 일정에 우린 빠지고 대신
삿포로에서 병원 진료를 받아 보기로 했다.
다행히도 삿포로에 가이드 친구가 있다니..
아무래도 왓카나이는 인연이 아닌 듯.
우리 둘 먹을 저녁거리를 구하러 혼자서
이온몰에 있는 식당가와 마켓을 둘러보는데
언어 소통이 불편하니 스마트폰의 도움을
구하게 된다. 식당 앞에 서성이며 번역기로
메뉴판을 찍어대는 나를 돌아보니 일순간
자괴감이 몰려온다. 보잘것없는 나..
부디..
#일본여행_2일차
#왓카나이_소야미사키
다행히도 우리 둘 간밤에 잘 잤다.
그래서 그런지 식당에서 아침을 먹던 중
미성이 마음이 바뀌었다. 일정에 참여키로~
당초 삿포로 병원을 작정하고 내려왔는데
그녀의 변심에 다시 올라가 전투채비~^^
다 함께 엘베를 타고 내려오는데
삼성은 물론 현존 국내 최고 일본전문가
정 사장님께서 5층에서 "고카이데스~!",
'5층'과 '오해' 두 단어는 일본어로 발음이
같다고 하셨다. 내일은 이동 중 에키벤으로
점심을 먹을 것이라 가게에 미리 가봤다~ㅎ
왓카나이행 특급,
홋카이도 대자연을 달리는 철로 양켠으로
단풍이 무르익고 있다. 단풍 진 숲길이 왠지
내 눈엔 꽤 익숙해 보이는데 한국도, 미국도,
유럽 어디도 아닌데.. 그럼 어디서 봤을까..?
미성이가 캐나다에서 본 듯한 느낌이란다~
그래, 7년 전.. 그해도 이맘때쯤이겠다.
은혜 내외와 도셋 전망대에서 생애 최고의
단풍을 보고 오던 길, 메이플 가도에서다.
내 심중의 낙천성을 발견하고 놀랐다.
오늘 왓카나이 일정 말고 미성이와 삿포로
병원 진료를 갔더라도 나쁘지 않았으리라~
진료를 도와주신 분과 좋은 점심도 먹고,
오후엔 삿포로 시내 투어도 했을 테고..
미성이 컨디션에 문제만 없었다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열차가 왓카나이로 가까워지면서
차창에 비 때리고 안개도 점점 짙어졌다.
양켠에 펼쳐지는 가을 숲과 들판이 참 좋다.
이 광활한 자연에서 낙농, 수산업을 영위하며
풍요를 누리면서 행복할 것만 같은 백성들..
아닌가, 힘들다던가~?
아.. 왓카나이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저녁에 아사히카와로 돌아갈 우리 열차가
취소되었고, 다음 특급열차(3시간 반)는 없고,
유일한 대안은 일반열차(5시간 반)뿐이란 걸~
그 덕분에 오늘은 예정보다 2시간이나 늦은
밤 11시 반이 넘어서야 호텔로 귀가했는데
일본 완행열차를 제대로 경험하긴 했지만
6,7,80대 노장들에겐 꽤나 가혹한 상황.
그렇지만 이얏~~!!
1량짜리 옛날식 기동차로 무려 5시간 반,
흔들리며 몇 개 역을 지나는데 어디에선가
하굣길 10여 명의 소년소녀 중딩들이 탔다.
녀석들 뒤에서 병아리떼처럼 꽤나 조잘조잘..
근데 이 열차 재밌네..^^ 달리다가 한번씩
장난감같은 귀연 기적도 울려주니..
그래도 왓카나이 어촌은 멋이 있었다.
낮게 깔린 회색 하늘 아래 고요한 바다를
지키는 해안, 먼 수평선, 요트와 하얀 보트들,
해변엔 드문드문 폐 창고, 낡은 트럭 몇 대..
별것 아닌데 우리에겐 빠진 듯한 멋스러움,
당장 영화를 찍어도 그림 같은 미장센이
흐를 것같은 풍경이 계속 이어졌다.
나만의 감상이 아니었을 것..
저녁은 해산물 라멘,
역사 안 작은 식당이 우리들로 꽉 찼다.
두 분 사장님 테이블에 이어 곳곳에 박 사장님
내신 사케가 올랐고, 마침 오늘 결혼 40주년
멤버가 있어서 다 함께 축하도 했다.
일본의, 홋카이도의 최북단
소야 미사키에 세워진 평화기원 탑~
1985년 소련에 의해 피격된 대한항공
007편 탑승 사망자(269명)를 추모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뜻에서 세워진 조형.
일본 최북단 지점과 더불어 오늘 여행의
메인 베뉴~
평화기원 탑, 노던모스트 외에도
홋카이도에 펼쳐진 대자연, 소야 구릉,
북 방파제 등 의미 있는 볼거리도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두어 시간 남짓 볼거리에
왕복 기차 9시간, 버스 2시간이라니..
아사히카와역엔 23:45분에 도착,
역사엔 올드랭사인이 흘렀다.
우리가 막차였나 보다.
아무튼..
오늘 여행은 가성비 최저였다.
더군다나 미성이 컨디션..
그래도 큰 다행이고
참 감사하다.
#일본여행_3일차
#오누마_하코다테
오늘은 아주 맑고 화창한 날,
이동하면서 열차 내에서 점심이다.
근데 역사 에키벤이 아직 문을 열지 않..
8시 반, 열차를 타야할 텐데 어렵겠다.
어제 미리 답사까지 했지만..
에키벤 대신 다함께 이온몰 마트에서
각기 취향으로 몇 가지 점심거리를 샀다.
우리는 유부초밥에 보리빵, 우유~
가이드가 줘서 어제 맛있게 먹은 둥근 빵,
혹시나.. 해서 찾았는데 암만 봐도 없다.
왓카나이에만 있는 특산물이란다.
오늘 코스,
삿포로 ~ 오누마 ~ 하코다테
290km 지점 오누마를 경유하는 특급열차,
플랫폼에 우동, 벤토 파는 작은 가게가 있다.
옛날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보던 모습..
우리 열차가 아침 삿포로 시내를 지나는데
삿포로는 내 기억에 없는 도시, 머지않아
설국으로 바뀐 어느 날 내 여기 있으리..
아주 아름다운 철로,
북해도 우측 해안선을 따라 쭉 이어지는
구간으로 2시간쯤 달려 곧 오누마 공원이
다가올 즈음부터 바다와 고마가다케 산이
어우러져 차창으로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날씨까지 좋아 환상이지만 그림의 떡,
그저 창너머로만..
오누마 국정공원은,
고마가다케 화산 분화로 조성된 호수와 섬,
그리 크진 않지만, 이 지형이 너무 아름다워
“북해도의 하코네(北海道の箱根)”라고도
부른단다. 멋진 자작나무와 단풍나무들로
가을과 겨울이면 큰 장관을 이룬다는데
우리가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것~!
역시 경관이 빼어나다.
임형주 부른 노래 '천개의 바람이 되어',
작곡자가 이 노래 작곡에 영감을 받은 곳.
호수가에 원형 조형물이 있어 많이 찾는다.
멀리 고마가다케 화산, 호수를 배경으로
우리도 돌아가며 기념촬영을 했다.
오누마의 관문인 오누마공원역은
100여 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공원을 찾는
관광객에 비해 좀 비좁아 보인다. 더군다나
두 분 남녀 시니어가 감당하는 모든 역무가
옛날식이라.. 보기에 답답은 하다.
하코다테에서의 저녁,
홋키이도를 대표하는 소울 푸드 징기스칸~
양, 돼지, 닭고기를 각종 채소류와 함께 원형
징기스칸 냄비에 구워 소스에 찍어 먹는데
마지막 하프 사이즈 냉면과 함께 굿~
역시 먹는 것 앞에선 모두가 해피..^^
좋은 저녁 후 우린 나가사키, 고베와 함께
'일본 3대 야경'이라는 하코다테산에 올랐다.
3분 만에 정상(334m)에 오르는 케이블카가
마침 고장이 나 편도 3~40분이나 소요되는
버스로 이동했는데 장거리 이동으로 이미
좀 지친 상태라 아쉽게도 미슐랭 야경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누리지 못 했다.
아쉬움의 연속 가운데 우리 둘,
연이틀 여행 피로에 일찍 쓰러져
zzz~ㅎ
#일본여행_4일차
#하코다테_삿포로_아오모리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10시부터 일과가 시작되는 날이라
아침 먹고 여유시간에 미성이는 룸으로,
난 인근 바닷가 아침시장 산책을 나섰다.
서울의 동네, 작은 시장 정도 크기인데
대게, 생선 등 수산물과 청과류를 팔면서
관광객들로 붐볐고, 안에 푸드마켓도 있어
아침 식객들로 분주하고 활기가 돌았다.
여행 중 처음 신칸센 루트에 진입했다.
나 역시 신칸센은 처음인데 지금까지는
한때 출장으로 타 본 동경~요코하마 구간
사철 도큐 도요코선이 유일 경험이다.
신삿포로에서 신아오모리까지 오늘 우리 탄
열차의 이름은 하야부사(はやぶさ), 이 열차는
도호쿠·홋카이도(東-北海道 新幹線) 노선의
주력으로 세이칸(青函) 해저터널(53.85km)을
통과해 시속 320km로 달리며, 총 150km를
57분이 걸려 도착했다.
우리는 이번 여행 3,000km 구간에서 열차를
모두 39회나 타는데 왜 그리 많이 갈아타는지
그 이유를 오늘에야 알았다. JR과 신간센은
역이 달라 연결을 위해서는 또 다른 열차를
이용해야 하는 것. 뭐, 우리도 일부..
아오모리에 도착해 짐을 호텔에다 맡기고
교사이센터로 가서 해산물 덮밥인 놋케동을
먹었다. 시장에서 구매한 놋케동 바우처를
(12매, ¥ 2,200) 해산물 토핑과 교환해
얹어 먹는데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것,
재밌다~
이어서 네부타 전시장, 와랏세의 집을 찾았다.
네부타는 18c 애도시대에 등장한 풍습으로
일본의 주요무형민속문화재이다.
“나태와 악귀를 쫓는 큰 등불 조형물"로 주로
신화에 나오는 사무라이와 요괴를 형상화했다.
풍습을 지나 국민적 관심으로 장인이 길러지고
어릴 적부터 콘테스트와 지역별 행사를 통해
사랑을 받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사진을 찍고
기념물도 사며 좋아했지만 미성이와 난 괜히
뭔가 거북했다. 어물어물 신속히 통과~
다음으로 우리는 아오모리 해상에 떠 있는
세이칸 연락선(青函連絡船) 기념관에 올랐다.
과거 혼슈(아오모리)와 홋카이도(하코다테)를
잇던 여객·화물선으로 오늘 우리가 승선한
‘핫코다마루(八甲田丸)’는 실제 운항하던 배를
육상에 접안, 고정해 기념박물관으로 만든 것.
선박, 내부에는 당시 연락선의 객실, 기관실,
조타실 등이 보존되었고 철도 차량을 싣는
철도연락선(Ferry)를 그대로 재현했다.
핫코다마루 안에 1950년대 사회 생활상을
재현한 부스가 많은데 두루 흐르는 정서는
우리와 비슷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 Ferry = 연락선
오늘 마지막 코스 A-팩토리,
JR 아오모리역 앞에 있는 복합상업시설로
아오모리 사과를 맛보고 느끼고 즐기는 공간.
우리는 오션스 다이너에서 자유시간으로
1시간쯤 쉬며 커피와 사과, 담소를 즐겼는데
아오모리 사과맛이 참 좋네. 휴식은 더 좋고..
참고로, A는 아오모리와 애플의 두 문자.
호텔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저녁은 자유식, 가이드가 ¥ 8,000씩 주며
밖으로 나가 구미에 따라 저녁을 먹으란다.
낮에 생선을 먹었기에 따끈한 국물을 찾는
미성이를 위해 비오는 거리를 걸어 호텔 앞
이자카야를 찾았다. 미성이는 재첩라멘, 난
야키소바와 꼬치 몇 개.. 나쁘지 않았다.
이 동네 라멘집은 주로 조,중식 영업인지
저녁에 문을 연 가게가 없었다.
일행이 대체로 시니어, 며칠 다니며 보니
제 나이보다 젊고, 젊게 사시는 분이 많다.
나도 분발해 젊고 건강히 살도록 노오력~
서울에서 날아오는 쉼없는 톡..
벌써 송년모임 공지가 올라오고 있다.
분주했던 올한해도 이렇게 가는가보다.
오늘은 비교적 여유로운 일정이었다.
빗길이었지만 쉬엄쉬엄 다니다 보니
여행 피로가 많이 호전되고 있다.
#일본여행_5일차
#아오모리_센다이_마츠시마
간밤에 많은 비가 내렸는데
아침에 말끔히 갰다. 화창한 가을날..
걸으면서 볼을 스치는 바람 느낌이
어쩌면 만추인 듯, 초겨울인 듯~
매일 먹는 아침이 비교적 괜찮아서
은근 과식도 하면서 접시에 담는 단골,
낫토를 먹는데 수술 후 회복기에 열씸히
챙기던 옛 시절이 떠올랐다. 15년 전,
미성이가 부지런히 날 먹였지..
오늘 목적지 마츠시마 해안까지는
신칸센, JR, 전철에다 버스에 배까지..
여행 중 모든 이동 수단이 이용되었는데
센다이역에서 마츠시마 해안역까지는
마치 경강선 열차 느낌도 들었다.
우린 호텔에다 짐을 맡기고
걸어서 마츠시마 해안으로 나가서
메밀국숫집에서 함께 점심, 자루소바와
해산물 구이가 전문인데 고객으로 붐볐다.
벽에다 "자가제면"이라 크게 써 붙였듯이
면발이 굵고 단단하다. 오징어통구이와
굴구이를 추가해 빈속을 채웠다~
해상 유람선에 오르기를 기다리며 우린
가이드 찬스로 이 동네의 명물이라는
노전 커리맛 고로케도 하나씩 먹었다.
고로케를 하나씩 쥔 어른들~
아, 내가 이제사 깨달은 것 하나,
사진에 내가 들어가면 별 재미가 없다.
지금까지 대체로 봐 줄만 하다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보다도 나를 장식해 준
가족들 덕분이었다.. 그게 어디 사진 뿐이랴..
그래서 이번 여행엔 저절로 애꿋은 경치와
사물만을 찍게 된다. 착각에 배신당한
씁쓸한 심정..
오늘의 메인 디시,
미야기현 센다이 북쪽 해안 경승지로
260여 개의 작은 섬들이 점점이 흩어진
마츠시다灣을 전세 유람선으로 관광했다.
우리만 타서 한국말 설명으로 훌륭했다.
특히 파란 하늘 아래 해수를 가르는
쾌속 유람선 양켠으로 점점이..
소나무(松木)로 덮인 바닷가 경치에서
지역 이름이 유래했는데 바다에 점점으로
흩어진 섬들과 함께 조화롭고 아름답다.
마츠시마는 일본 3대 경승지 중 하나로,
아마노하시다테(天橋立), 미야지마(宮島)
가 나머지 두 곳~
오늘 묵을 숙소는,
온천이 있는 호텔 마츠시마 다이칸소,
일본 국운 상승기에 백성들이 꿈과 같은
한 시절을 행복하게 보냈음직한 휴양지다.
오늘은 유카타를 경험하는 날이라 온천 후
저녁을 먹을 때까지 다들 이국적 차림,
부부끼리 기념 촬영도 했다.
유카타,
어설프게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활보하는
외국 관광객 생각에 짐짓 주저도 되었지만..
입고보니 나쁘지 않고, 또 함께하니 좋네~
저녁 먹기 전 대욕장에서 온천욕,
야외온천에서 내려다보는 풍치가 압권~
해 질 녘에 저 멀리 점점이 섬이 떠 있는
마츠시타灣이 눈에 들고 푸르스름해진
하늘엔 이제 막 차오르는 휘영청 달,
근처를 지나는 열차의 기적소리~
열린 계단으로 식당에 내려가는데
대식당 코너에 놓인 그랜드피아노에서
연주되는 해피버스데이~ 누군가의 생일,
우리도 함께 박수로 축하해 줬다. 이어서
내 귀에 익숙한 Ballade Pour~
긴 저녁,
별도 방 우리끼리 저녁이라 자기소개 타임,
이미 알고 지낸 분들이 많고, 며칠간 충분히
친해졌지만 그래도 오늘이 있기까지 지나온
시간을 소개하는데 긴~ 개인사가 흐른다.
2시간이 지나서야 일어났다.
하루를 정리하며 스마트폰을 보는데
다가오는 태풍의 진로가 아주 수상하다.
제주도를 피해 일본 본토를 향한다고..
다행이긴 한데 말입니다..ㅠ
진실이가 여행 중 안부를 물으며
우림이와 재희 예쁜 사진을 보냈다.^^
우림이 오빠가 재희를 챙기는 모습도,
재희 아장 뒤뚱 걷는 모습도 참 이쁘다.
우리 둘 유카타 샷으로 답신했다~
#일본여행_6일차
#마츠시마_오미야_구사츠
일본 열도 南進 only 이번 여행,
아침 시작은 하루하루가 대개 비슷,
7시에 아침을 먹고 8시 20분에 출발~
오늘은,
마츠시마에서 버스를 타고 역으로 이동해
센다이역까지 전철 비슷한 열차를 탔고,
센다이역에서 오미야역까지 294km를
신칸센으로 1시간 8분에 달렸다. 이제
오미야에서 도쿄까지는 30km 남짓~
오미야역에서 열차를 타기 전 여유,
열차 내에서 각자 먹을 점심을 샀는데
우린 유부초밥과 만두를 선택했고, 간만에
날 위한 테이크아웃 아아도 한 잔 보탰다.
잠시 휴식 후 막 열차를 타러 가는데 갑자기
건너편에서 싸움이라도 난 듯 고함이 터졌고,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경찰 5명이 출동했다.
일본 젊은이 하나가 비행이라도 저질렀는지
경찰관 한 명과 시비가 붙었다가 그만..
그간 알아온 일본 답지 못한 해프닝~
오늘 역시 쾌청한 날이어서 열차 차창으로
흐르는 풍경이 선명한 가을색이다. 일본에는
동네 가옥들이 대체로 단정해 보인다. 밝은색
단층 또는 2층 양옥에다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기아 쏘울 같은 소형차
한두 대씩은 주차되어 있고..
오미야역을 출발한 JR열차는 마치 철로를
쇠망치질하듯 정박자 소음을 발하며 힘차게
달린다. 근자에 늘 조용한 KTX만 타다가..
간만에 들어본 박력있는 열차소리~
우리 오늘 목적지 쿠사츠는
군마현(群馬県)의 산간 지역에 있는
온천 마을로 해발 약 1,200미터 고지대,
수질과 양 모두 뛰어난 산성 유황 온천인데
일본 온천의 3대 지존으로 꼽힌단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우리 탄 온천행 버스는
휴양객 차림 승객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차창 너머로 스쳐 지나가는 무르익은 가을,
일정이나 철도의 진도로 보나 우리는 어느덧
긴 여정의 절반을 소화하면서 이제 후반을
향하고 있다. 도쿄가 네 시 방향에 있다.
국내 뉴스, 오세훈 시장 2심 무죄~
다들 관심이 많은 중에 마침 내가 페북에서
선고 내용을 봤기에 뉴스를 전했다. 그 후로
우리들 차내 대화는 오세훈 정치 얘기에다
한강버스로 연결되고, 급기야는 우림이 일기
'한강버스 편'까지 오픈하게 되었다.
결국 손주 자랑으로~ㅎ
쿠사츠 온천 도착 후 저녁까지 3시간쯤
자유 시간이 있는데 다함께 온천 동네를
산책한다기에 그 시간에 우리는 병원을
찾기로 했다. 구글맵을 통해 10분 거리에
15:45 ~ 18:00시에 진료한다는 병원을
찾았다. 택시를 불러 가봤지만 입구에
아, 휴무 팻말이 걸렸다. 이를 어쩌나..
호텔로 복귀하던 중 우여곡절 끝에
클리닉 하나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구글맵에서 발견하고 기수를 꺾어 갔는데
기대 이상 만족스런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구글 맵과 번역기의 막강한 위력이 주효~
동네 작은 의원으로 친절한 간호사와 맘씨
좋은 의사 쌤 덕분에 제대로 검사 후 진단,
적절한 처방과 약 조제까지 원스톱 ok~!
여긴 아직 의약 통합 체제인 듯.
치료비는 ¥ 4,510
병원에 환자로 온 60代 교포 여성,
대기실에서 만났는데 한국인임을 알고
뭔가 도움을 주기 위해 무척 애를 쓰셨다.
결국 택시 호출 도움을 받았는데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구글로 소통~
조부의 고향이 달성군이라기에 우리도
그 인근 대구라 하니 무척 반가워했다.
객지에서 기대에 없던 감사의 연속..
저녁은 호텔 내 5층 식당의 별도 방에서
가이세키를 먹었는데 숱한 종류의 요리가
연이어 넘치게 나왔다. 먹고 힘내서 열씸히
온천을 즐기란 뜻인지 대단히 훌륭했다.
태풍 소식,
오늘로써 일본향으로 굳어지는 분위기,
우리 여정과 태풍의 진로를 예측해 볼 때
26~27일경 정면으로 조우할 듯 한데..
내일 또 가봅시다~
오늘 밤은 미성이의 컨디션을 고려해
호텔에 요청해 보조 난방기를 지원받았다.
작전상 온천은 내일 새벽으로 미루고
오늘은 함께 일찍 zzz~
* 새벽 5시에 절로 눈이 떠졌다.
먼저 대욕장에 가서 온천욕을 하고,
어제 놓쳤던 온천 마을을 우산쓰고
혼자 두루 돌아보았는데 참 좋았다.
#일본여행_7일차
#구사츠_가루이자와_나가노
일찍 잠깨 먼저 새벽 온천욕을 한 후
동네 산책을 나섰는데 보슬비가 내린다.
이른 아침 우산 쓰고 혼자 걸으니 참 좋네..
어제 놓친 유바타케(湯畑, 온천밭)를 두루
제대로 살피며 동네를 구석구석 걸었다.
돌아오니 미성이도 일어나서 방 정리 중,
난방을 높이고 약도 먹고, 일찍 쉰 덕분에
컨디션이 한결 좋아졌단다. 큰 다행이다.
아침을 먹은 후 다함께 걸어서 유바타케로
다시 이동해 나츠노유(공연장)에 입장해
유모미와(湯もみと) 춤을 관람했다.
‘유모미(湯もみ)’는
보통 5~90도 이상의 뜨거운 온천수를
식히기 위해 여럿이 나무판으로 저어 섞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부녀들이 구사츠 부시에
맞춰 10여 분 정도 공연하는데 볼만했다.
나가노 가는 경유지, 가루이자와역은
31개 정거장을 1시간 반동안 달리는 완행
만원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 2,240~
가루이자와에서 머무는 한 시간 반 동안
"가루이자와 프린스 쇼핑프라자"에서
점심을 먹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우린 수제 버거와 빠니니~
붐비는 주말 점심 때라 먹고 싶은 것보다
가능한 메뉴로 택해 먹은 후 아울렛을
두루 탐색, 구경했다.
이쁜 걸 보며 우림이와 재희 생각도 났지만
뭐라도 살만한 시간이 시간이 없다. 시간이..
어린이와 애기를 데리고 온 가족이 많은데
애기 울음소리에 재희 얼굴이 떠올랐다.
우림이도 보고 싶고.. 녀석들..
1998년 동계 올림픽의 도시,
나가노역까지 신칸센으로 76km 약 30분,
차창으로 높은 산들이 연이어 지나간다.
아니 차라리 산맥이다. 저 중엔 올림픽
스키 슬로프도 있겠지..
오늘 숙소는 나가노 신간센 驛舍에 연결된
나가노 메트로폴리탄, 체크인만 간단히 하고
간편 복장으로 일본 불교의 효시로 여겨지는
1,400년 역사의 선광사, 젠코지를 찾았다.
거기서 '오카이단 메구리'를 경험한다는데
이벤트도, 절 투어도 그리 내키지 않아 우리만
삼문까지 함께 갔다가 나카미세 거리에 있는
하나도지(花童子) 점포 '구쿠야 슌수이'에서
쉬며 기다렸다. 가게가 깨끗하고 매력 있다.
선광사에서 2km를 '걸어서' 숙소로 왔다.
저녁 시간까지 방에서 30여 분 쉬는 시간~
나른한 자세로 침대에 기대어 폰으로 노는데..
둘 다 각기 재희 영상을 보고 있었으니~^^
아, 요녀석들이 보고 싶네~
저녁은,
호텔 앞 일본요리집 아부라야(油や)에서
소바 카이세키로 했다. 손님 응대가 굿이다.
2시간을 넘긴 즐거운 저녁시간의 화제는 AI,
스마트폰으로 구현되는 신기를 보신 분들
정말 깜놀하셨다. 내 수준에서 겨우 가능한
기초, 쉬운 기능 몇 개만 보여드렸을 뿐인데..
정 사장님이 미성이와 내게 점심을 살테니
특별 교습을 좀 해 달라신다~ㅎ
즐거운 저녁 후 각자 호텔로 해산~
식당 건물 위 3개 층에 성업 중인 만물상,
'돈키호테'를 잠시 둘러보고 귀가했다.
오늘도 일찍 zzz~
종일 흩뿌리는 가을비가 오락가락,
챔피와 함께 날씨도 점점 나빠지려는가..
이동하며 보니 '가루이자와'는 물론 이 곳
'나가노'에도 단풍(紅葉) 축제가 한창이다.
가을이 무르익어 만추로 향하고 있다.
저 멀리에 나가노市를 두른 높은 산들이
그간 익숙해 온 북한산이나 관악산과 달리
보는 나를 압도한다. 완전 맑은날 본다면
이 또한 장관이겠다.
#일본여행_8일차
#나가노_가나자와_카가온천
주일에 출발한 여행이 새로운 한 주,
종반으로 진입하는 가운데 주일을 맞았다.
위도상으로도 도쿄 아래, 혼슈 하단부다.
아침 먹고 와서 미성이와 잠시 말씀 한 절,
찬송과 기도로 감사하며 일과에 나섰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 골로새서 3:13
나가노역에서 신칸센으로 15분을 이동해
동해 연안 '작은 교토'라는 가나자와에 왔다.
에도 시대에 마에다 가문이 다스린 카가번의
중심지며 금박공예와 전통예술이 크게 발달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로운 도시로 당시엔 동경
못지않은 부자 동네였다는 정 사장님 부언.
버스를 기다리며 잠깐 자유시간, 정 사장님은
어제 저녁 시간에 배운 스마트폰의 AI 기능이
재밌고 놀랍다며 연신 탄성을.. 이제 1개월된
최신 모델인데 그간 폰 기능만 주로 썼다며
귀국하는 대로 기능 교육을 받으시기로..
아주 흥미로웠던 순간,
일본의 3대 공원으로 꼽히는 '겐로쿠엔' 行
버스 터미널에서 승차가 완료된 기사에게
보낸 여직원의 발차 신호 "오라이~~!!"
옛날 그 시절을 소환하는 소리,
5, 60년만에 다시 들린 추억의 사운드~
우리 기억 속 '오라이~ '와 너무 흡사해서
무의식 중에 모두가 따라하고 말았으니..^^
정작 일본인 승객들은 미동도 없는데..
아, 복병을 만났다~
마라톤 행사로 교통이 통제되었는데
'겐로쿠엔(兼六園)'정원 앞 내릴 지점에서
경찰 제재로 강제 무정차 통과하는 바람에
그만 동선이 꼬여 버렸다. 雨中 도보 일정에..
열차 티켓은 발권했지요, 앞서 우리 갈 곳은
세 곳이나 되지요.. 더군다나 대중 교통정보
낙후 지역이니 답답했다. 가이드가 얼마나
난감했을지.. 한둘은 스킵해도 좋은데..
그래도 겐로쿠엔, 가나자와城은 예정대로
투어하고 점심은 오마초(近江町) 시장에서
각자 도시락을 사서 기차에서 먹기로 해서
계획 코스는 기어코 휘리릭~ 마쳤다.
역시 대단한 삼성~
근데 더 난감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시간에 쫒겨가며 한 정거장 거리의 역으로
다함께 걸어 가던 중에 가이드 쌤의 지혜로
시니어 네 분은 택시에 태워 보내 드리고,
나머지는 걸어서 갔는데..
아뿔사~~!!
김 사장님이 폰을 택시에다 두고 내리셨다.
출발시각을 코 앞에 두고 초비상사태 발생~
다행히 택시 영수증의 전화번호를 단서로
기사를 수배해 결국 휴대폰은 찾았지만..
혹 시장에다 두고 왔을지도 모르는 상황,
모두가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는 와중에도
우리 모두 합심해 진짜 위기를 잘 넘겼다.
다시 찾은 폰을 들고 달려오는 가이드와
김 사장님을 보며 우리 모두 짝짝짝~^^
이시카와현 카가시(加賀市)에 있는
“카가 백만석 온천(加賀百万石温泉)”은
대표적인 보습성 염화물천(塩化物泉)으로,
피부에 염분막을 형성해 열과 수분을 오래
유지시켜 준단다. “백만석의 품격을 가진
힐링의 온천"을 표방하는데 교포가 주인.
외관, 객실, 정원, 온천 모두 훌륭하다.
비는 계속 내렸지만
정원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가 걸었지.
나름 운치가 있었는데 내일 아침에도 또..
저녁은,
예약된 별도 방에서 큼직한 게 한 마리가
올려진 성대한 료칸 가이세키로 먹었다.
식후 로비 라운지에서 차담을 나눈 후
미성이와 나는 늦은 온천욕을 했다.
대욕장은 훌륭했지만 한산했다.
대욕장 외부의 노천탕,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돋고 아래는 뜨끈한 온천물..
아, 새로운 경험~
#일본여행_9일차
#카가온천_교토역_오카야마_쿠라시키
오늘 아침은 30분 늦게 7시부터~
또한 일과 시작도 9:40분, 여유롭다.
료칸 조식이라 다양하고 풍성하다보니
오늘도 과식^^, 식후엔 박 선배 내외 함께
료칸 우산을 받쳐 들고 정원을 산책했다.
런던에서 돌아와 얼마 지나지 않아 있었던,
조직이 아팠던 시절의 속 깊은 얘기가 나와
두 분 싸모님 앞서 보내고 둘이서 정원을
돌며, 또 돌며 긴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어렵고도 힘든 역할을 감당해 냈다.
오늘은,
신칸센을 포함해 기차를 다섯 번이나 탄 날,
기차 많이 갈아타기 최고 기록이 아닐까~?
카가온천역 - 츠루가역 - 교토역(신칸센)
- 오카야마역 - 쿠라시키역 - 오키야마역
태풍 챔피,
미리 국내외에서 많은 염려로 맞았는데
대만과 제주에서 비 바람으로 어려웠다지만
여긴, 살짝 비켜가는 어제 오늘을 보내면서
바람도 그리 없었고, 가랑비 정도의 비만..
다행히 여행에도 불편은 그리 없었다.
오늘 여행의 메인 디시,
쿠라시키 미관지구(倉敷 美観地区)는
일본 오카야마현(岡山県)에 있는 전통 거리~
에도시대 상가와 창고, 가옥이 줄지어 있고,
고풍스러운 거리 옆으로 운하가 가로 지른다.
일본의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시간이 멈춘 거리'라고도 한다는데
서울의 북촌, 계동 느낌도 약간..
미관지구에서 우리가 가장 오래 머문 곳,
'아이비스퀘어'는 메이지 시대의 방직공장을
개조한 복합 문화공간인데 데님 샵에서 다들
질 좋고 가벼운 면직 상품을 하나씩 샀고,
미성이도 맘에 드는 것으로 한 점~
쿠라시키 미관지구를 걸을 때는 다행히
오전에 계속 내리던 비도 그쳤다. 다니기엔
오히려 해 없이 흐린 날이 더 편했다고나..
호텔이 있는 오카야마로 돌아와서 저녁은
각자 자유 식사, 우린 국물 있는 메뉴를 찾아
일찍 먹기로 하고 둘러보는데 마침 깨끗한
모츠나베(곱창전골) 전문점이 있어 거기서
만족하게 잘 먹었다. 5시 반에 저녁 끝~
근데 자릿세와 밥값이라며 ¥ 1,000 정도를
별도로 청구했는데 이 좋은 식당에서
이런 비상식적 상관행이라니..
저녁을 먹고 근처 이온몰 구경을 나섰다.
거대한 일본 쇼핑몰을 돌아보며 우리 손주들
옷도 몇 점 사고, 예쁜 성탄 장식물 샵에서
올해 트리를 장식할 오너먼트도 샀다.
열차 이동을 빼고도 16,000보나 걸었던
아주 힘든 하루, 더 보고싶은 욕심을 접고
8시 전에 일찍 호텔로 귀가해 쉬었다.
갭에서 손주들 옷을 사며 진실이와 통화,
목욕 중 재희가 보여 잠깐 영상통화 했는데
재희가 할머니와.. 도저히 끊기가 어려워~
호텔로 와서 영상통화 2편을 또 찍었다.
우림이도 할 말이 너무 많다고 해서 먼저
한참 통화했는데 녀석의 많이 자란 말솜씨~
재희도 재롱이 늘어 너무 이쁘다. 긴 통화 후
끊으려고 빠이~ 했더니 울상에 또 난리다.
이 얼마나 기특한 손녀인가..
#일본여행_10일차
#카가온천_교토역_오카야마
오늘은 언제 비가 왔냐는 듯 쾌청하다.
태풍이 꼬리를 감춘 지가 불과 어제인데
높은 하늘에 구름 떠가는 전형적인 가을,
오카야마의 호텔에서는 이틀 연박이라
아침 나설 때 짐 싸고 푸는 부담 없고,
가벼운 차림에 날씨까지 좋으니..
오늘은 홋카이도 - 혼슈를 거쳐
일본 열도 주요 섬 네 개 중에 세 번째,
시코쿠에 입도하는 날이다. 최종 목적지
반도역까지 오가는 왕복에 모두 여섯 번의
열차를 탄다. 전철도 아닌 것이.. 아마도
내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오늘 또 기록을 경신했으니..
오카야마역 - 다카마츠역 - 도쿠시마역
- 반도역에 갔다가 다시 거꾸로 열차 셋~
실제 오늘 여정을 승용차로 휘리릭 달리면
2시간 거리, 세 차례나 열차를 갈아 타면서
공연도 보고.. 하다보니 3시간이 걸렸다.
혼슈에서 시코쿠로 건너가는 길은
2층 열차 마린라이너, 2층 지정석에 앉아
풍경도 보며 세토대교(瀬戸大橋)를 건넜다.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세토대교는,
시와쿠 제도의 5개 섬을 잇는 6개 긴 다리와
(현수교 3개, 사장교 2개, 트러스교) 이를 잇는
고가 다리를 포함하는 긴 다리의 총칭으로
전체로는 무려 12km를 넘는다.
상부는 4차선 자동차 도로,
하부는 JR이 지나는 2층 구조로 된
현존 세계 최장의 철도-도로 병용 다리로,
건설에만 10년이 걸렸으며, 건설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후 약 100년이 지난 1988년에야
완공되었는데 미적대던 건설이 촉진된 데는
우리 세월호와 같은 아픈 곡절이 있었단다.
오늘 여행의 메인,
'료젠지(霊山寺)'는 시코쿠 순례 88사찰 중
첫 번째며, 반도역에서 10여 분 거리에 있다.
그 전에 부근 후나모토 우동(舩本うどん)집에
들러서 점심, 옛 염전 노동자들이 먹던 것에서
비롯된 나루츄루(鳴ちゅる)우동을 덴푸라와
함께 먹었는데 이 지역의 소울푸드라 했다.
마치 우리 옛 칼국수 같은 면발..
시코쿠 순례길은
시코쿠의 4개 현에 있는 88개 사찰을 도는
약 1,200km 불교 순례길로, 오늘 첫 출발점
'료젠지'를 찾은 것. 료젠지를 돌아보는 동안
흰 순례복 차림 순례자 10여 명이 지나갔다.
열차 안에서 일본인과 잠시 소통,
오사카 인근에 사는 마츠무라(松村)씨~
이 분의 목적지도 료젠지로 우리와 걑다.
75세의 은퇴교사로 한국말도 조금 하는데
1984년 부여, 전주를 시작으로 한국엔 자주
간다며, 산을 좋아해 한국의 웬만한 산들은
거의 다녀왔단다. 대구 약전골목, 중앙통,
팔공산 갓바위 등등..^^
다음 코스로, 다카마츠의 공연장에서
400년 전통 춤 아와오도리(阿波おどり)를
관람했다. 전용극장에서 40분 공연했는데
10여 명의 남녀 춤꾼들이 악사의 샤미센,
북, 피리 반주에 맞춰 춤을 추는데 중간에
우리, 관객들도 함께 어울렸다.
숙소 도쿠시마역에는 6:40분에 도착,
자유식으로 저녁(우린 케이한, 우동) 후
호텔로 귀가해 대강 귀국 짐을 정리했다.
여행 피로가 나날이 쌓이고 있다.
이제 내일 모레면 귀국~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어제 첫 경기를 내 준 사자가
오늘은 홈런 두 방과 함께
기아를 박살냈다.^^
8:3, 1승1패~
#일본여행_11일차
#오카야마_가고시마_니시오야마
쾌청한 보통의 가을날 아침,
호텔 앞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고 나오다가
오감으로 와닿는 촉촉한 기운이 20년 전
옥스퍼드의 아침, 딱 그 느낌이 들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유럽 현지인을 위한
위탁과정을 개설하고 첫 차수를 오픈하는,
기대와 긴장감으로 가던 아침이었다.
오늘도 먼~길 좀 서둘러야 하는 아침이라
평소보다 일찍 역으로 들어서는데 출근시각,
많이 붐볐다. 오늘까지 각종 열차를 하루에도
너덧 번씩 타고 내리다 보니 뒤에서 어느 분이
"이젠 나 혼자 둬도 잘 다닐 수 있겠다~"는..
우리, 참 많이, 전투적으로 타고 다녔다.^^
오카야마에서 가고시마 중앙역行 첫 열차,
신칸센으로 2시간 25분, 730km에 달한다.
도중 해저 신 간몬터널(18.7km)을 지나는데
세계 최초 고속철도용 해저터널이란다.
열차가 고쿠라(小倉) 부근을 지나고 있는데
정 사장님이 옆으로 오시더니 여기가 원래
육군 병기창 지점이라 원폭 1차 목표점이나
당시 짙은 안개와 연기로 시야가 미흡해서
나가사키로 바꾸어 투하했단다.. 그리고는
오늘 저녁 22시에 NHK에서 방영할 예정인
'일본인은 어디서 왔는가?'를 꼭 보라시는..
우리 도저히 불가능한 제안도 하셨다.
가고시마 중앙역에서 짐만 호텔로 보내고,
각자 점심을 사서 이부스키行 타마테바코
이벤트 열차에서 먹었다. 이 열차는 급행으로
달리는 관광열차다. 가고시마에는 흑돼지,
흑소로 유명하다 해서 그걸로..
열차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옆 좌석 분이
창밖을 가리키기에 보니 저 멀리에 화산이
막 분화되어 마치 폭탄이리도 터진 것처럼
검회색 연기가 하늘로 곧게 솟아올랐다.
사쿠라지마(桜島)는
규슈 가고시마灣에 있는 높이 1,117m의
일본 내 가장 활발한 활화산, 하루 2~4회
분화하는데 우리가 열차로 달리는 동안
크고, 작은 것 두 차례 분화가 있었다.
귀국 하루 앞두고 맑고 쾌청한 날씨에
가고시마를 지나 이번 일정 중 나름 가장
화려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중~
니시오야마역으로 가는 환승역,
이부스키 도착해 우리 열차가 오기까지
역 앞에서 족욕 온천, 마을 산책 등을 하며
자유롭게 쉬었다. 오래된 옛날 완행열차 같은
2량 동차를 타고 20여 분간.. 드디어, 드뎌
일본의 최남단 니시오야마에 도착했다.
이로써
우린 열흘 만에 왓카나이역(북위 45°)에서
니시오야마역(31°)까지 3,000km 철로를
성공적으로 주파한 것이다.
실로 놀라운 일~ㅎ
여기서 다음 열차까지 50분간 자유시간,
우리는 멀리 가이몬다케(開聞岳)를 배경으로
최남단 인증샷을 찍고 무, 다꾸앙, 메밀면 등
농산물 가공품과 기념품을 파는 작은 가게
주변에서 쉬었다. 우리 사진을 찍어주다
"다들 이거 하러 오는 거예요.^^"
가이드님~ㅎ
가이몬다케(開聞岳)는 사쓰마의 후지,
해발 924m 원뿔형으로 화산 출신이다.
최남단 흰 말뚝과 함께 최고 인기 포토 존~
다시 열차를 갈아 타며 가고시마 중앙역,
거기서 호텔 셔틀을 타고 언덕길 10여 분~
언덕배기의 시로야마호텔에 도착했는데
입구부터 그간의 숙소와는 사뭇 다르다.
현역 때 거래처 vip들과 몇 번이나 오셨다는
정 사장님도 늘 또 오고 싶을 만큼 좋았다는,
이 지역 최고급 좋은 호텔이다.
곳곳에 일본 문화가 베인 실내, 무엇보다도
낮에 본 화산, 사쿠라지마가 호텔 앞, 내 방
큰창으로 온전히 들어온다는 게 참 좋다.
그래.. 참 좋다.
이렇게 묶여 다니니 올 수가 있지 나 혼자
예약해서 오기는 결코 쉽지가 않았을 것.
저녁은 별도 방에서 마지막 만찬,
오늘의 우리 남편들이 있기까지 잘 내조한
부인들을 치어업하고, 여행 정담을 나누며
아쉬운 마지막 밤을 기념했다.
저녁 먹고 미성이와 온천욕을 갔는데
널찍한 현대식 온천이 훤하고 훌륭하다.
카가 백만석 야외탕 좋은 기억이 떠올라
나가봤더니 젊은 녀석들이 떠들썩 난리~
온천욕 가기 전에 잠깐 TV 중계를 봤다.
프로야구 일본시리즈 4차전을 NHK에서
중계하는데 소뱅이 4:2로 勝, 4연승으로
2년 연속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우리 사자도 우승 가즈아~
#일본여행_12일차
#가고시마_후쿠오카_인천
마지막 날,
좀 일찍 일어나 귀국 짐 정리를 끝냈다.
커튼을 여니 붉은 여명 중에 우뚝 솟은 화산~
실로 장관이었다. 꼭대기에선 화산가스가
계속 분출되고 있었고..
아침 시간에 다소 여유가 있어서 산책,
사진 몇 장 찍고 분수대 주변을 서성이는데
정 사장님께서 일찍 나오셨다. 먼저 말씀이,
"우리 여기 있는 동안 세상이 난리다아~"
간밤에 지바현에서, 중국에서 지진이,
스페인에서는 열차추돌사고로 인명피해가,
서울에는 간밤에 기온이 5도까지 급강하..
이런 어수선한 뉴스를 전하셨다.
아쉬움,
어제 우리 동선 중에 태평양 전쟁 말기에
수많은 가미카제를 출격시킨 치란 비행장을
못 가본 것에 큰 아쉬움을 표하셨다. 나도..
그제 말씀을 듣고 나도 은근히 기대했는데..
물론 우리 당초 아이티너리엔 없었다.
산책 후 아침도 정 사장님과 한 테이블,
40여 명의 사촌들 대부분이 집안 어른의
영향으로 이화, 배재로 진학할 정도로
기독교 집안. 당신은 극외자라셨다.~^^
사장님은 우리 두 아들 고교의
대.대.대선배가 되신다. 좋은 학교~
기회는 찬스~!, 사장님께 천국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씀드렸지.
접시에 음식을 담아오는 동안 미성이와
대화에서 우리 이웃이심을 알게 됐다.
서초동 강남역 쪽으로 다음 블록~
같이 귀가 했다.
3.000여 km의 일본 북남 종단열차 여행,
39회나 열차를 갈아타는 여정을 기적처럼
별 탈없이 안전하게 잘 소화한 후 11시 경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쇼핑을 위해
1시간 정도 자유시간, 우린 과자 좀 사고
간만에 스타벅스 뜨아로 속을 달랬다.
56번 게이트 앞에서 두루 마무리~
그리고 인천공항.
최 작가 쌤의 전문성과 야무락진 철저함,
이에 대한 어 총무님의 인상적이고 유려한
감사 인사에 내 마음도 보태고..
귀가~
- 여행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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