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근로자의 날' 휴일이지만 토요일과 겹친 탓에...
금쪽같은 휴일 하나를 그만 날리고 말았습니다.
오전에는 회사 임원들과 근교 청계산 산행을 했습니다.
원래는 다른 행사를 계획했었는데 천안함사태와 관련해
사회정서가 감안된 건전한 산행대회로 바뀐 것이지요.
지난 가을 아내와 남한산성을 다녀온 이래 근 반년만인데
날씨가 워낙 좋아서인지 정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늘 시간에 쫓겨 살고 있는 나나 이 모양으로 지내지
다들 건강히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땀 흘리며 산행은 잘 했지만 문제는 막걸리.
행사배경인 조직목표 확인과 단합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수 차례 건배가 있었는데 다들 몇 잔씩 마셨습니다.
밝은 대낮에 좀 얼얼한 기분으로 귀가하려니
쑥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ㅉㅉㅉ...
오후엔 고단한 몸을 소파에서 굴리며
TV로 영화를 한편 봤습니다.
'Away from her'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두 편을 놓고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습니다.
두편 모두 이전에 본 영화였지만 Qook 리스트에서 보고는
그냥 또 보고 싶어졌습니다. 영화 가운데 줄리아 로버츠의
마음 복잡한 심리연기가 참 좋습니다.
캐나다출신 여감독이 만든 영화 'Away from her'는
일본영화 '내일의 기억'과 비슷한 시기에 보았는데
평생을 함께 해 오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헌신적으로
사랑하고 보살피는 남편의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언젠가 틈내서 한 번 더 보려 합니다.
주일 아침.
어제 간만의 산행으로 젖은 솜 덩어리가 되어버린 몸...
미성이도 어제 포항 이모 칠순으로 먼 여행을 다녀 온 탓에
컨디션이 최악. 둘이서 침상합의을 거쳐 늦잠을 자고
10:40분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미성인 결국 성가대 빼먹고.
오늘은 어린이 주일. ... ... .....
성가연습이 있는 미성이를 기다려 점심 함께 하고
집에 가기로 하고서 나는 정동 시립미술관엘 갔습니다.
사실 미술관은 의도하고 간 것이 아니라 날씨가 워낙 좋아서
잠시 걸으며 정동 봄 기운을 느끼려 했는데 미술관 주변
로댕展 포스터를 보고서 마침 잘됐다 싶어
이 1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미술관 언덕을 올랐지요.
날씨가 날씨인지라 미술관 앞뜰부터 상춘객들이 그득합니다.
지옥문, 깔레의 시민, 까미유 클로델...
깔레 - 도버해협 건너 맞은편 프랑스의 작은도시.
런던에서 두어 번 와인을 사러는 가 보았지만
그 때는 그 곳이 그 '깔레'인줄을 몰랐습니다.
휴일 낮 정동교회, 덕수궁 돌담길 주변은 이렇듯 늘 좋습니다.
as usual,
아내와 함께 신세계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먹고 차 한잔.
12층 갤러리 중국화가 초대전, 별 관심이 없다가 괜히 오늘이
전시 마지막이라는 포스터 문구에 그만 낚여서...
'주진스'라는 중국현대작가인데 모든 전시작이 추상화 일색.
나는 너무 난해해서 도무지... 그중 한 작품, 그림제목이
'Everybody talks about economic crisis'인데
그림도 제목도 너무 어렵습니다.
"괜히 왔써! 괜히..."
결국 오늘도 서울서 주일 하루를 온전히 쉬질 못하고
늦은 오후 미성이와 탕정으로... 그래서 저녁은 아파트인근
매운탕집에서 '어죽'을 먹었는데 처음인데도 참 좋았습니다.
옆 테이블에 앉은 미국인 부부. 천안에서 남편은 초등,
부인은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데
한국음식이 너무 좋아서 adventure하는 중이라며
오늘은 매운탕에 도전해 보겠답니다.
그것도 메기 매운탕을...
아내와 아파트 단지주변 산책 - 참 좋습니다.
나중에 나이들어 살 요량으로
내년에 이 아파트 증축 분양할 때 하나 신청해 볼까?
TV '3일' 시청. - 홍대 '젊은이들의 거리문화'를 취재했는데
우리 젊은이들... 최근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여러가지 모양으로 분출하고 있는 이 에너지. 모든 계층에서...
5천년 역사에서 과연 이보다 더 강한 때가 있었던가?
이 vector를 한 방향으로만 끌어낼 수만 있다면...
주말끝 불안이 다시 도집니다. 초침소리...
그런데 오늘 종일토록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든 생각.
내 신앙의 현 주소...
과연 이것이 옳은 건가?
뭔가 변화가 절실한 때.
- 2010.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