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병훈이와 출근길을 함께 했다.
함께 가는 이 길은 전과 다름 없지만
우리 둘, 최근 6개월에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졸업한 나는 백수급 고문관으로,
6월 퇴직한 이 녀석은 유학 대기생으로...
가는 길 차 안에서
이 녀석이 요즘 만나는 친구들,
이들이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들,
여기에 이 넘 상시메뉴 회사 투정까지...
대화 내용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장학생 선발 면접장 가는 길,
오늘은 금수저 친구 녀석 얘기에다
곧 있을 면접 얘기들이 좀 추가되었다.
지난 봄에 원서를 낸다더니
다행히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해서
오늘이 분당 국제교육원 면접이다.
장학금, 즉 돈이 좀 더 필요한 이 녀석
내심으로는 그보다 자존심이다.
국비유학생이란 그럴 듯한 타이들에
그들만의 네트웍 마저 탐내는 이 녀석...
요며칠 준비에 나름 애쓰는 것 같더니
모쪼록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
내려주고 내 사무실로 돌아 오는 길
은근히 마음이 흐뭇하고 넉넉해진다.
너무 행복해 감사가 절로 솟는다.
스스로 공부 잘 해 좋은 대학을 갔고,
좋은 직장 다니다 스스로 뜻을 세워
공부 더 하러 미국으로 가는 이 녀석.
나 같은 아빠를 가져 부러웠던 아들^^,
이제 내달이면 둘째도 우리 품을 떠난다.
자식들 걱정에 밤잠 못 이루는 이들
대한민국에,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저렇게 혼자 자라며 우뚝 서 가고 있다.
정말 대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다음 주 이 녀석과 떠나는
부자간의 3박 4일 평창 여행,
어떻게, 무엇으로 채우면 좋을까?
이렇게 가고나면 한 동안 이 땅엔 없을 터
저 넘 청춘에게 뭔가 의미를 채워 줘야...
- 2018. 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