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사장님이 매일 아침 감사에 대한 좋은 글들을 틈틈이 올리시는데 때마다 십분 공감하며 제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요며칠간의 제 감사간증^^입니다. 그녀에게 늦은 답으로 보내려다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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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謝
1학기 코로나 휴학 후 다음달 복학을 앞두고 학교상황도 업데이트하고 몇 가지 현안 의견도 들을 겸 해서 지난주 B선생을 만났습니다. 얼마간 대화가 오간 후 문득 그녀는 은퇴를 한 내 얼굴이 여전히 활기차고 좋아 보인다며 이렇게 순조로워만 보이는 내 지내 온 삶에 남다른 비결이라도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녀도 최근까지 C그룹 시니어 간부로 일하다 회사 구조조정을 계기로 마음에 두어 온, 나와 같은 공부 길을 뒤늦게 시작한 우리학교 열씸 대학원생이지요.
"아- 거 좋은 질문인데요.. 근데 그게... " 그녀의 갑작스런 질문에 쉬 답을 못 내는 내게 "쌔엠~! 늘상 얘기하시는 운칠기삼이나 감사같은 뜬금없는 말씀말고 그냥 딱 와 닿는 뭔가.. 잘 생각해 보세요~"라며 더 채근했습니다.
내 부족함은 내가 잘 알고 있는 터, 앞서 언급된 두 가지 두루뭉실한 답 말고는 마땅한 답이 궁해 비슷한 몇 마디 더 얼버무리다 다음 화제로 넘어갔지만, 정말.. 과연 그게 무엇일까? 지난 며칠간 내 안에서 여울이 가시지 않던 B선생의 그 질문, 어렴풋하나마 오늘에야 답을 얻었습니다. 그건 바로..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는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만난 내 주변 고마운 분들, 즉 사람이었지요.
집, 공부, 학교생활... 바램대로 되는 일 하나도 없이 그저 철없는 열등감에 휘둘려 지낸 나의 고교시절, 게다가 준비부족으로 제한된 진로 가운데 내키지 않게 발 디딘 대학, 첫 학기 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그 후로 그나마 다행히 잘 적응해...
·大學 써클
학과나 공부보다 우선했던 활동, 그나마 대학생활에 재미와 함께 사회성을 키우고 나를 세워 주었던 시온클럽, 거기서 내게 선한 영향력을 끼쳤던 더없이 좋았던 많은 남녀선후배동기들..
·軍
철없는 소년이던 날 사람으로 만들어 준 병영의 각오한 힘듦, 전방 험지에서 함께 힘들어 가며 피와 땀을 나누었던 잊을 수 없는 戰友 - 상사, 고참, 동기, 후임들..
·職場
과분하게 주어진 내 평생의 일터, 운명의 일원으로 가르치고 밀당하며 날 여기까지 배달해 준 삼성의 선후배상사동료들..
·敎會
십대 사춘기시절 방황하거나 실족치 않게 서로를 지켜 가며 지금까지 함께 신앙을 붙들어 온 어릴 적 친구들..
그 후 사회생활을 하며 30여년 친동기처럼 의지하며 함께 믿음의 길을 가고 있는 평안교회 교우, 가족들..
·特別히.. 미성이,
스무살을 갓 넘긴 81년, 대학에서 만나 지금까지 40년간 쉼 없이 날 지켜 온 사랑하는 내 아내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공간을 초월해 두겹세겹으로 날 에워싼 은인이요 스승같은 시니어, 친구, 동료, 후배들 틈에서 어찌 내가 실족하거나 인생 길을 잘 못들 수가 있었을까요?
평안한 내 삶을 열어 지금껏 이끌어 주신 神의 은총이 아니었더면 지난 60年, 긴 세월 살아오며 내 어찌 이처럼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그러니 답은 결국 神의 은총과 감사로 귀결되는, 별로 맥락이 없어 보이는 답으로...ㅎ
- 2020.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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