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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렇게 살기로 했다

by arthe403 2023. 1. 30.

오늘 아침,

맛깔스런 글솜씨의 신 교수님이 어제,

이발로 5년 젊어진 스토리를 올렸던데
실은 나도 비슷한 기분을 느낀 바 있어..

 

어제 오후,

아내가 머리하러 신세계에 간다기에
따라 나섰지요. 그 시간 난 라운지에서
사람도 보고 책도 보고 노래도 듣고..
3시간여 기다려 다시 맞은 내 아내도
분명 좀 전 내가 보낸 그녀는 아니었지요.

 

마침 저녁시간이라 식당가로 올라가며
옷가게들이 있는 8층을 지나다 아내가
셔츠 하나만 사자기에 따라 갔습니다.
이제사 하는 고백이지만,
지금껏 생긴 우리 둘간 불화, 그 절반은
내 옷을 사는 장면에서 비롯된 것이리...

 

있는거 단정히 매무새차려 입으면 될걸
왜 자꾸만 철따라 옷을 사고 그것도..
이제껏 아내 뜻에 이리 앙탈도 부렸지만
어제는 아무 말 않고 거저 따랐습니다.
얼마전 내 나름 각오한 바가 있었기에..

 

지금껏 살며 우리 둘은 참 잘 어울리고
서로의 감성, 취향까지도 같다 생각하며
이는 필시 우리 깊은 사랑의 증거이자
오래 잘 숙성된 부부의 표상이 아닐까..
크나큰 착각성 자찬에 빠져 살았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까탈스런 내 입맛에 미성이가 맞춰온 것~
내가 요즘 시간의 구속에서 좀 놓여지고
둘이 함께 하는 시간도 점차 길어지면서
새삼 둘간 많은 다름을 느끼고 있습니다.
늦었긴 하지만 놀라운 발견이지요.

 

그렇다고 이거뜨리..
우리의 일상을 해치게 둘 순 없는 법~
이제부터는 내가 먼저 미성이의 다름,
입맛과 차이에 다가서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조용히 옷가게로 따라가
티셔츠와 남방, 바지도 한 장을 샀는데
옷을 산 가게에서 그냥 상하의 모두를
바꿔 입고 나올만큼 맘에 들었습니다.
여러가지로 기분이 참 좋았지요.

 

지나면서 큰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은
적어도 5년은 젊어진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아내에겐 10년도 더 젊어졌다며
듣기좋으라 너스레까지 떨었는데
당연히 저녁식사도 좋은 분위기로...^^

 

- 2020.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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