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조(候鳥)
- 김남조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마주 불러볼 정다운 이름도 없이
잠시 만난 우리
오랜 이별 앞에 섰다
갓 추수를 해들인
허허로운 밭 이랑에
노을을 등진 긴 그림자 모양
외로이 당신을 생각해 온
이 한철
삶의 백가지 간난을 견딘다 해도
못 내 이것만은 두려워했음이라
눈 멀 듯 보고 지은 마음
신의 보태심 없는 그리움의 罰이여
이 타는 듯한 갈망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우리
다 같이 늙어진 어느 훗날에
그 전날 잠시 창문에서 울던
어여쁘디 어여쁜
후조라고나 할까
옛날 그 옛날에
이러한 사람이 있었더니라
애뜯는 한 마음이 있었더니라
이렇게 죄 없는
얘기거리라도 될까
우리들 이제
오랜 이별 앞에 섰다
2005.11.22
'설램' 카테고리의 다른 글
1st of May (0) | 2023.02.01 |
---|---|
思慕 (0) | 2023.01.19 |
오랜 망설임 그리고 긴 만남 - 그녀, 거기에 있었습니다 (1) | 2023.01.19 |
살다보니... (0) | 2023.01.14 |
지금 그녀는 어디 있을까 (0) | 2023.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