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 건너 아침 예배당 가는 길,
실로 오랜만에 다시 발견한 오월 新綠,
어제 종일 내린 비에 말끔히 씻긴 하늘아래
길고 푸르게 펼쳐진 서울 거리의 모습이
눈물나게 고왔습니다.
서울은 지금 어린이 날을 포함해 연휴 사흘간
'Hi Seoul' 시민축제가 성황리에 진행 중입니다.
시청 앞 잔디광장에 커다란 야외무대를 만들어 놓고
뭔가 재미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을,
이렇게 연휴도 많은데...
그렇지만 가족없이 혼자 나려니 참 어렵습니다.
지난 2월 중순 귀국해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회사생활이란 것이
런던이나 서울이나 여유없기는 매 한가지라 해도
여기 조국의 품이 좀 더 편하고 푸근한 듯 합니다.
흔히들 해외근무 후 국내 적응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해외근무 1년에 1달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합니다.
업무파악, 적응, 가족정착, 생활환경을 갖추기까지
최소한 그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아, 그러니까 나도 5개월...
이제 앞으로 2달 후 6월 말이면 이얍!!
이렇게 희망도 가져 봅니다.
그토록 그리던 조국의 품에 이렇게 풍덩 안겼지만
아직 제대로 사람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러기의 궁상과 외로움을 떨쳐내고
반듯하고 윤기있는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속히 가족들과 함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데...
이 넓은 땅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아무 것도 없음을 발견합니다.
- 2006. 5. 8
가족이 많이 그리운 3일 연휴 마지막 날
'살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탈 (0) | 2023.01.19 |
---|---|
이 어수선한 중에도 (0) | 2023.01.19 |
ㅎㅎㅎ (0) | 2023.01.19 |
Old Friend (0) | 2023.01.19 |
먼저 갑니다 (0) | 2023.01.19 |